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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이 있다는 확신과 좁혀 같이 앉는 용기
새해 첫 해돋이를 보려는 형형색색의 인파가 땅 끝과 산 끝에 발 디딜 틈 없이 운집해 있는 모습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리스ㆍ로마 신화를 보면 수많은 신들이 나오는데 그 중 가장 무서운 신이 시간을 지배하는 신 크로노스가 아닌가 싶다. 신들의 왕 제우스를 포함한 올림포스 12신이 모두 그의 자손이다.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일거에 낫으로 제거한 아들 역시 크로노스다. 아내 레아와의 사이에 낳은 5남매를 낳는 즉시 모두 삼켜버렸다.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크로노스의 이런 계보적 지위, 파괴적인 행동과 기행은 시간이 지니는 절대성, 시간이 대지 위의 모든 생명체를 결국에는 소멸시킨다는 종결자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 6일 북한은 4번째 핵실험을 했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일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관계국 외교라인이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분위기는 사뭇 차분하다. 북핵 위험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의 저력도 저력이겠지만 민생 경제에 대한 걱정이 앞선 때문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은행은 14일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수정했다. 지난해 10월에 했던 전망치를 0.2%p 낮춘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1.7%에서 1.4%로 낮췄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이 내놓는 성장률 전망은 더 낮다. 모건 스탠리, 시티그룹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2.5%를 밑돌 것으로 보고, 한국경제연구원을 포함한 국내 기업연구소는 이 보다 다소 높은 2% 중후반대로 관측한다.
국제유가는 이란의 증산이 더해져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중국의 증시 폭락과 경기 둔화, 신흥국의 경기부진 역시 단기간 내 개선될 것 같지 않다. 대내적으로는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는 힘이 달린다. 가계와 기업 빚이 우리 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고, 활력을 되찾는 듯 했던 부동산 시장 역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노동개혁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년 4월에 총선, 내년 12월에 대선이 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 고통을 수반하는 개혁은 정부나 정치권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2년은 큰 틀의 개혁없이 지나가고, 새정부 출범에 즈음해서 그동안 누적됐던 과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유태인의 ‘건배’는 ‘루 하임’이다. 이는 히브리어로 ‘생명을 위하여’라는 뜻이다. 그들이 생명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알게 해주는 단어다.
유태인의 강한 생존력을 비유하는 유머가 있다. ‘새로운 노아의 방주’ 같은 얘기다. 신이 다시 한 번 이 세상을 홍수로 뒤덮기로 했다. 이 사실을 2주일 전에 알려주고 이번에는 방주도 없다.
신은 이를 가톨릭 교회의 교황, 개신교와 유대교 지도자에게 각각 통보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교황은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 남은 2주일 동안 참회해서 죽은 뒤 왕국에 갈 수 있게 준비하라고 명했다. 개신교 지도자는 2주일 동안 신에게 기도하라고 명했다. 유태교 지도자는 어떻게 했을까. 그들은 즉시 자신의 사회로 돌아가 모든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방법은 이것 뿐이다. 2주일 이내에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더 룰,앤드류 서터)
그런데 물속에서 숨 쉬는 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제주 올렛길을 만든 서명숙은 경지에 오른 해녀는 물속에서도 숨을 쉰다고 했다. 한번 물에 들어가면 15~16번 정도 숨을 쉬는데 입으로 쉬면 물을 먹게 되니까 가슴으로 쉰다고 한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렵다. 폭풍이 아니라 긴 장마가 기다리고 있다. 달라진 환경에 맞는 새로운 룰이 필요한 때다. 생존 차원에서 답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혼자 여유있게 앉았던 자리를 좁혀 같이 앉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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