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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착즙주스는 왜 HPP가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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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국내 음료 및 주스 시장에서 HPP(초고압 살균 공정ㆍHigh Pressure Processing) 기술이 신개념 살균 방식으로 부상했다. HPP란, 열 대신 6000바(barㆍ기압) 정도의 높은 압력을 이용해 유해균과 미생물을 제거하는 첨단 가공기법이다.


전통 방식에서 사용되던 열과 화학첨가물 대신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이 살균 매체가 되기 때문에 원재료 고유의 맛, 영양소, 향 등에 변화를 주지 않는게 특징이다. 모든 공정이 비열 처리(non-thermal process)로 진행되고, 효소의 활성화를 막아 효소 작용에 의한 쓴맛과 냄새 발생이 차단된다. 또 살균 공정이 없는 일반 콜드프레스(Cold Pressedㆍ저온착즙) 제품보다 변질 속도를 늦춰 유통 및 보관의 수명을 늘려주게 된다. 미국 내추럴푸드와 음료 시장에서는 HPP 기술이 보편화한 지 오래다.

HPP의 살균 및 미생물 제거 효과는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 식품과학ㆍ농업화학과 연구진이 지난 2001년 발표한 논문(‘오렌지주스의 HPP 공정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당근, 피망 등 각종 채소와 오렌지, 사과 등 각종 야채를 각각 4000바로 HPP 처리시 미생물이 완전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한국 미생물ㆍ생명공학회지에 소개된 ‘초고압 처리가 우유의 미생물학적 및 이화학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도 보면 우유를 4℃에서 3분간 HPP(6000바) 처리한 결과 일반세균수가 4.09 log CFU/㎖(세균집락형성단위)에서 0.85 log CFU/㎖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장균의 경우 비살균 우유에서 3.04 log CFU/㎖로 검출되던 것이 처리 후엔 미검출됐고 저장 15일 후에도 이같은 상태가 지속됐다. HPP설비 생산업체인 ‘하이퍼바릭(Hiperbaric)’의 자체보고서를 봐도 초고압처리(6000바)시 오렌지에 있던 8.09 log CFU/㎖의 장염균이 전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기 때문에 HPP 공정 없이 주스 바에서 만들어지는 일반 착즙 제품의 경우 세균 기준치 상회로 적발되는 사례가 발생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ㅇ’ 업체의 ‘ㅈ’ 주스에서 대장균 등이 세균 기준치(㎖당 10만마리)보다 무려 650배가 많은 6500만마리가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ㅇ’ 업체의 ‘ㄱ’ 주스에서도 기준치의 1.7배에 해당하는 17만마리가 검출됐다. 착즙 주스 유통에 살균 공정이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HPP 설비 모습

일각에선 HPP로 미네랄 등 영양소 파괴가 발생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미생물ㆍ생명공학회지 논문에 따르면 우유의 미네랄 성분인 칼슘과 마그네슘 함유량이 HPP 전후로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슘은 169.36±2.03mg/dL에서 초고압(6000바 기준) 이후 164.65±11.35mg/dL로 바뀌어 거의 변화가 없었고, 마그네슘도 17.64±0.47mg/dL에서 15.93±2.04mg/dL로 유의미한 변동 양태를 나타내지 않았다. 하이퍼바릭 보고서도 석류와 수박에 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HPP 후에도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포도의 경우는 되레 증가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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