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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은 지금 ‘혼밥족의 대형마트’
1인 가구 증가에 작년 30% 동반성장
GS25, 대만 밀크티 수입등 해외상품 소싱
CU, 간단장보기族 타깃 간편식 개발 노력
독거녀 위한 택배·증정품 보관등 눈길
대형마트 성공법 벤치마킹 통해 변신중


인구구조의 변화가 경제시스템을 바꿨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한국경제의 내수기반은 급격히 무너졌다. 일본이 그랬고, 지금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 경제도 비슷한 경로를 가는 중이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소비패턴와 유통구조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편의점표 간편식은 삼각김밥, 소시지 등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편의점이 진화하고 있다. 집밥 못지 않은 건강식 도시락에 스마트폰 개통, 생활편의 서비스 확대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편의점이 대형마트화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혼밥족(族)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고르고 있는 모습.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유통기업들이 노리는 건 1인가구의 경제력이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1인가구의 비율은 약 25%. 지난해 유통채널 중 편의점을 30%나 성장시킨 건 1인가구다. 올해도 1인 가구가 편의점의 구세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편의점은 ‘1인 가구의 대형마트’다. 대형마트는 10원이라도 더 싸게 파는 게 주 전략이었던 가격경쟁 시대를 지나 최근에는 상품 차별화 전략으로 가고 있다. 자사 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을 소싱해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또 단순히 싼 제품이 아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상품으로 차별화 하겠다는 것도 최근 마트의 주된 전략이다. 편의점은 이 같은 대형마트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학생에게 삼각김밥 팔던 편의점이 ‘대형마트 판박이’ 편의점으로 = 최근 편의점들은 자사에만 있는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외국 시장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상품 소싱 붐은 2~3년 전부터 대형마트에 불었던 열풍이다. 지난해 GS25는 대만의 명물이라는 ‘화장품통 밀크티’를 단독으로 들여와 연일 품절사태를 기록했다.

대형마트가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간편식을 개발하고 있는 것처럼, 편의점들은 가성비가 뛰어난 자체 개발 상품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CU는 아예 생수, 자몽주스, 블루베리주스, 코코넛밀크 등 제품 앞에 ‘가성비 좋은 상품’이라는 문구를 붙여 홍보하고 있다.

편의점들의 자체 개발 아이디어가 가장 집중되는 분야는 간편식이다. 편의점표 간편식은 삼각김밥, 소시지 등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기형 모델에서 벗어나 한 끼를 거뜬하게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에서부터 아이디어형 건강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5월 전자렌지만 있으면 4분 내에 계란찜을 만들 수 있는 ‘간편 계란찜세트’를 선보였다. 이는 1인 가구의 반찬 걱정을 해결해주는데 용이한 맞춤형 상품이다. 군고구마를 급속 냉각한 아이스군고구마, 냉동 망고 스틱 등도 1인 가구형 먹거리다. 보통 1인 가구는 야채나 과일을 챙겨먹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냉동 망고 스틱은 지난해 약 25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였다.

1인 가구의 ‘간단 장보기’ 덕분에 편의점의 간편식 매출은 계속 늘고 있다. GS25에서 간편식 비중은 2014년 23.6%에서 올해 28.3%까지 올라왔다.

CU는 지속적인 간편식 개발을 위해 지난해 11월 요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품연구소까지 열었다.

▶휴대폰 개통, 택배 등 생활 편의 서비스도 대형마트 못잖게 = 대형마트가 은행, 보험, 여행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해 생활 편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처럼 편의점도 생활 편의 서비스를 다양하게 갖췄다.

CU는 배달 전문업체 ‘부탁해’와 손잡고 지난해 6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혼자 사는 여성 등 택배를 직접 받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24시간 안심 택배 보관함도 운영 중이다. 이는 고객이 배송을 원하는 CU 점포의 보관함에 택배 기사가 제품을 맡기는 형식의 서비스다.

GS25는 지난해 유통가의 뜨거운 관심사였던 ‘옴니채널 서비스’를 매장에서 구현하고 있다. 코웨이 정수기 렌탈이나 안마의자 렌탈, 스마트폰 개통 등을 GS25 계산대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화웨이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Y6를 사실상 공짜로 판매하기도 했다. GS25는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로 ‘나만의 냉장고’를 출시하기도 했다. 1인 고객이 ‘1+1’이나 ‘2+1’ 등 덤 상품을 구매했을 때 이를 한 번에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증정품 획득 여부를 입력해두고 필요할 때 이를 매장에서 찾아 쓰는 서비스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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