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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ㆍ마트 종사자 83.3% “감정적으로 힘들다”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대형마트 등 유통업의 서비스ㆍ 판매 종사 근로자들의 건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근골격계 질환, 우울증을 호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가 지난해 5월부터 약 6개월간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유통업 서비스·판매 종사자의 건강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통업 종사자들은 과도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96.1%는 “의식적으로 고객에게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해 대부분 감정노동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회사의 요구대로 감정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응답이 89.3%에 달해 감정노동이 비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들 중 83.3%는 “감정적으로 힘들다”고 답해 감정노동이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관련 종사자들 중 61%는 지난 1년 동안 고객으로부터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언을 겪은 응답자는 39%, 폭행의 경우는 3.9%이었다. 성희롱도 0.9%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험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종사자가 10명 중 2명이나 됐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교육 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 서서 일하는 유통업 서비스판매 종사자들 중 목·허리·어깨·다리 등 근골격계 질환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 44.7%에 달했다. 지난 1년간 업무상 질병 진단을 받은 비율은 모두 31%에 달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휴게실을 두고 있지만 평균 휴게실 수용 가능 인원이 백화점 21명, 면세점 47명, 할인점 23명으로 전체 직원 수에 비해 수용가능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고 두 곳의 대형백화점 본점은 수용가능 인원이 근로자 수의 100분의 1수준 인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 평균노동시간은 46시간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평균보다 높았고, 52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 비율도 17.7%로 나타나 고된 환경에서 오래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기간은 평균 2.7년으로 짧았으며 전체 임금근로자 5.6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비율도 45%나 됐다.

육체적ㆍ정신적으로 혹사를 당하지만 이들의 고용안정성은 낮았다. 유통업 판매종사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8.7%, 임시근로자는 51.5%, 일용근로자는 9.8%로 계약기간 1년 미만인 비정규직근로자 비율이 61.3%에 달해 35.5%의 전체 임금근로자에 비해 고용안정성이 매우 낮았다. 월평균 임금은 137만원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222만원에 비해 85만원이나 낮았다.

이번 조사는 백화점ㆍ할인점ㆍ면세점 종사자 34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114곳의 사업장에 대한 노동환경 및 이용시설에 대한 현장조사로 진행됐다.

o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및 정책제언 토론회를 통해 관련 전문가와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유통업 서비스판매 종사자들의 건강권 개선을 위해 종합적인 정책․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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