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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석기 다이어트 ①] 원시 생활ㆍ식단 따라가면 건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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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구부정한 자세, 돌출입과 게슴츠레한 눈, 음침한 동굴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음산한 표정. 어느 교과서에서나 구석기를 살았던 원시인들에 대해서는 이런 모습으로 묘사를 해놨다. 딱히 이들을 현대의 미적 관념에 비춰 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원시인이라면 현대인보다 신체적으로 발달이 덜하고 외모가 아름답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기정 사실로 자리잡혀 있었다.

이랬던 원시인들에 대한 관념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바뀌고 있다. 각종 연구를 통해 원시인들이 현대인보다 보기 좋은 풍채에 건강한 삶을 살았다는 점이 재조명되면서 아예 ‘원시인을 본받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다. 원시인들의 식단을 따라가려는 다이어트, 일명 ‘구석기 다이어트’가 그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석기 다이어트는 미국에서 2000년대 후반 등장하기 시작해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건강 관리법이다. 구석기 다이어트는 농업혁명을 통해 곡식을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하면서 얻게 된 식생활이 인류의 건강을 해치게 됐다는 주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농업혁명 전 수렵과 채집을 통해 먹고 살았던 이들에게는 별 다른 질병이 없었는데 현대인들은 비만, 성인병, 심혈관질환 등 각종 고질병에 시달리게 됐다는 데에서 농업혁명 전, 구석기 시대의 생활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사냥한 동물 가죽으로 옷을 해입고 겨울을 나라는 얘기는 아니다. 먹고 마시고 운동하는 형태를 구석기 식으로 따라가자는 게 핵심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석기 다이어트는 ▷동물성 단백질 ▷과일과 채소에 들어있는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가 풍부한 식품 ▷올리브오일, 코코넛오일 등의 불포화지방 섭취를 권장한다. 반면 ▷탄수화물 ▷소금 ▷유제품 ▷트랜스지방 등 나쁜 지방의 섭취는 자제하길 권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고 탄수화물을 자제하라는 이유는 단순하다. 구석기는 수렵을 통해 고기를 섭취했지만, 아직 농경을 하기 전이어서 곡식을 많이 섭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서구인 기준으로 식단에서 단백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 전문가들은 이를 19~35%까지 올리는 게 구석기 다이어트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콩을 포함한 곡류, 유제품은 자제하고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로 하루 칼로리의 35~45%를 채워 탄수화물 필요량을 맞추라고 요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탄수화물의 섭취를 피한다는 점에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나 앳킨스 다이어트와 비슷하게 보인다. 그러나 각 성분의 비율 등을 보면 다소 차이가 있다.

구석기 다이어트는 권장 단백질 함량이 35%가까이 되고, 탄수화물은 22~40% 정도다. 곡류 섭취 자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채소와 과일 등으로 필요로 하는 탄수화물의 비율은 거의 맞추고 있다.

반면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권장 단백질 함량이 23%를 넘지 않고, 탄수화물 함량은 4~26% 정도다. 포화지방이나 유제품에 대한 섭취에 대해서는 따로 규정해두고 있지 않아, 총 지방 섭취량은 51~78%로 높은 편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외에도 구석기 다이어트는 지방과 소금 섭취에 대해 까다롭게 규정해두고 있다. 올리브유, 견과류, 아보카도 등에 들어있는 단불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며 권장하고 있다. 다불포화지방 중에서도 오메가3는 ‘좋은 지방’ 이라고 규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다불포화지방 중 오메가6는 너무 많이 섭취하면 암이나 심장병 등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며 적정량의 섭취만을 권장하고 있다. 포화지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주장이다.

소금에 대해서도 저나트륨소금 등 시중에 나온 대용 소금조차 사용하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다. 소금의 나트륨 뿐 아니라 염화물도 신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염분이 들어간 가공식품, 통조림 조차도 피해야 한다는 게 구석기 다이어트의 골자다. 밋밋한 맛이 싫다면 마늘이나 양파, 레몬즙, 라임즙, 후추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먹는 것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것도 구석기 다이어트의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최소 30분의 유산소 운동은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근력운동은 적어도 1주일에 두 번. 다리와 몸통, 팔, 어깨 등 주요 근육을 사용해 8~10회 정도를 한 세트로 최소 1~2세트는 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서는 구석기 다이어트가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한다. 원시인들이 구석기 식단과 생활습관 덕분에 질병 없이 건강했던 것이 아니라, 당시에는 질병으로 고통받을 정도로 오래 살지 못했기 때문에 건강한 삶을 살았던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질병 못지 않게 심각했던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해준 농업혁명에 대해 현대인들에 고질적인 질병을 안겨준 계기인 것처럼 설명하는 건 무리라는 게 반대파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석기 다이어트를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2013년 구글에서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아직 2016년의 첫 달이 다 지나지 않았다. 이미 흐트러진 계획일지라도 얼마든지 마음을 다잡고 재도전할 수 있는 시기다. 단골 새해 계획인 다이어트가 구석기 분위기를 타고 다시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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