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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랜드 "직매입ㆍ콘텐츠로 中 최대 유통기업 되겠다"
[헤럴드경제(상하이)=장연주 기자]“멈춰 있으면 낭떠러지다. 22년 간 중국에서 쌓아온 신뢰와 세계 최대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 최대 유통기업으로 성장하겠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창닝지역에 차별화된 도심형 아울렛인 ‘팍슨뉴코아몰’ 1호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패션기업 이랜드는 팍슨뉴코아몰을 시작으로 연내 중국 주요 도시에 10개의 유통점을 열고 중국에서 유통기업으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팍슨뉴코아몰은 이랜드와 중국의 유통기업 바이셩(百盛)이 51대 49 비율로 합작해만든 상하이의 첫 도심형 아웃렛이다. 바이셩이 4년 간 운영하던 백화점을 단장해 5개층 5만㎡ 매장에 식음료와 의류ㆍ잡화ㆍ화장품 브랜드 200여개를 입점시켰다.

중국 상하이 창닝 지구에 위치한 팍슨-뉴코아몰(百盛优客城市广场) 1호점 전경.

한마디로 하드웨어만 바이셩이 제공하고, 모든 콘텐츠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식이다. 이랜드는 이후에 문을 여는 점포도 팍슨뉴코아몰처럼 기존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던 백화점을 이랜드가 새단장하는 식으로, 오픈 기간을 앞당기고 비용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성경 부회장은 “팍슨뉴코아몰 1호점을 준비하는데 300억원 가량이 들었는데, 2호점부터는 20억~50억원 정도면 가능하고 기간도 2~3개월이면 가능할 것”이라며 “이랜드는 외식ㆍ패션ㆍ액세서리 등 백화점을 다 채울 수 있는 250개 브랜드가 있고, 수많은 디자이너와 상품기획자(MD)를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기업으로, 콘텐츠 차별화로 중국 기업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랜드는 팍슨뉴코아몰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개 유통매장을 열어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2020년 중국 총 매출 25조원 중 절반이 넘는 15조원이 유통에서 발생할 것으로 이랜드는 기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5년 안에 100개 점포 확장은 기네스에 오를 수준”이라며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데다 직매입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랜드의 강점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한국식 성공 모델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옛날에는 한국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한국이 ‘테스트 마켓’ 같다”며 “한국에서 노하우를 쌓아서 되겠다 싶을 때 중국이나 중화권에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에 위치한 팍슨뉴코아몰(百盛优客城市广场)이 그랜드 오픈했다. 팍슨뉴코아몰 1호점은 중국 바이셩(百盛)그룹이 4년 간 운영해오던 백화점 매장으로, 이랜드의 자사 콘텐츠 30%와 백성 보유 콘텐츠 5% 등 약 35%가 자체 브랜드로 채워졌다. 총 200여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으며, 영업면적은 약 5만㎡ 규모다. 이날 오픈식에는 14만명이 모였다.

이랜드의 한국과 중국 매출은 2017년에는 같아질 것 같고, 2018년이 되면 중국이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1994년 중국에 진출해 800여개의 패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는 지난해 2조6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는 여성복 11개, 남성복 4개, SPA 브랜드 5개 등 총 45개에 달한다. 중국에서 패션으로 성공한 이랜드가 유통사업까지 확장하는 이유는 패션 매출을 이끌어 온 백화점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기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2년 전부터 백화점 매출이 하락하는 것이 보였고, 유통업 진출을 준비해왔다”며 “이랜드처럼 많은 브랜드를 갖고 있는 회사는 전세계적으로 없기에, 차별화된 것이 들어오면 중국에서 이길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달 19일 팍슨뉴코아몰은 일부 패션관을 프리 오픈했는데, 당일 매출이 기존 팍슨백화점 하루 평균 매출의 5배인 1525만위안(약 27억4500만원), 첫 주말 이틀 매출은 2274만위안(약 40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팍슨뉴코아몰은 패션 브랜드 가운데 약 40%가 티니위니, 슈펜, 게스키즈 등 이랜드의 자체 브랜드나 이랜드가 판권을 가진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명품 직매입 매장인 ‘럭셔리 갤러리’와 중화권 유명 귀금속 브랜드인 조다프,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등 중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한국 화장풉 브랜드, 인더그레이, 난닝구 같은 국내 중소 패션 브랜드도 입점했다. 중저가 쇼핑몰 콘셉으로, 가격은 백화점 정상가의 30~70% 수준이다.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 JW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박 부회장은 중국시장에서의 성장률이 전보다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랜드는 과거 25%의 영업이익을 내며 고속성장했는데, 이는 기적에 가까운 수치였다”며 “지난해 12~13%의 영업이익을 낸 것도 엄청 잘한 것인데,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해 중국 SPA 진출과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SPA 확장 등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해,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익이 떨어져도 지역을 넓혀야 하니, 한번은 이런 단계를 거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킴스클럽 매각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가 높아진 킴스클럽을 매각해 패션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에 집중하고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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