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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놈의 ‘유가’ 때문에…미뤄지는 금리인상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저유가가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격한 유가 하락으로 인해 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려야 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선 저유가가 미운 오리 새끼일 수 뿐이 없다.

14일(현지시간)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유가 때문이다. 같은 날 공교롭게 세인트 루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총재도 저유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자료=http://fpif.org]

이날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현행 0.5%로 동결한다고 발표하면서 곤두박질치고 있는 유가가 향후 인플레이션율 목표치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PC는 경제 전망과 인플레이션율 전망치가 본래 예상했던 것에 비해 “다소 약하다”면서 “40% 떨어진 유가는 1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율이 점진적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도 영란은행의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늦췄다.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데이비드 페이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약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고려해 우리는 본래 2분기로 예상했던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2016년 11월로) 늦췄다”고 말했다.

지난달 9년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미국도 저유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이트루이스 Fed 총재는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강연을 통해 “유가가 안정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목표치(2%)로 돌아가겠지만,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세는 그런 균형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낮아진 유가로 “미국에서의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둔화되는 조짐이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물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저유가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Fed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당시 강한 미국 달러화 가치와 저유가를 일시적 요인으로 간주했다. 이에 따라 점차 인플레이션 목표치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Fed의 예상과 달리 저유가가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경우 금리인상 시기 또한 늦춰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율을 차치하더라도 저유가에 따른 국제 경기 침체에 금리인상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유가에 따라 석유 수출국들의 재정 적자가 크게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지난해 약 114조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Fed가 지난해 9월 금리를 동결하며 ‘중국 리스크’를 언급한 만큼 국제 경기는 주요국 금리인상 여부 결정에 주된 고려 요소 중 하나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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