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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찐 위암환자가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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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암환자 5년생존율, BMI 과체중환자가 정상ㆍ저체중환자 보다 높아

- 서울성모병원 박재명 교수팀, 위절제술 위암 환자 1905명 대상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일반적으로 비만은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중환자나 만성질환자는 과체중일 경우 정상체중보다 예후가 좋다는 결과가 보고되는 가운데, 위암 수술 후 살찐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또 다시 ‘비만의 역설’이 화제다.

지금까지 암환자의 수술 전 영양관리에 집중해 왔다면, 수술 후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와 장기생존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위 절제 후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위암 환자의 수술 후 적극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암팀 박재명(소화기내과)ㆍ송교영(위장관외과)ㆍ이한희(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위절제술을 한 1905명의 위암 환자의 체중과 수술경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수술전과 수술 1년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수술 전ㆍ후 모두 체질량지수 과체중군이 저체중 혹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5년생존율이 높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술 전 체질량지수에 따른 5년생존율은 저체중군 69.1%, 정상체중군 74.2%, 과체중군 84.7%를 나타냈다. 수술 1년 후 전체환자 중 체중이 확인된 1418명의 5년생존율은 저체중군 67.5%, 정상체중군 83.6%, 과체중군 93.6%를 보였다.

환자의 나이, 성별, 수술종류, 위암 병기등을 보정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술 1년 후 과체중 환자는 정상체중 보다 사망률이 낮게 나타나 위암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독립적인 예후인자임을 연구팀은 검증했다.

특히 수술 1년 후 과체중군은 전체생존률 뿐 아닌 무재발 생존율과 질병 관련 생존율도 저체중이나 정상체중 군보다 높았다.

위암은 국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2012년 기준 위암환자수는 약 3만명이다. 과거에는 진행성 위암이 대다수여서 ‘수술 후에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최근 조기위암으로 수술 받고 장기 생존하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위암 수술 기법도 발달해 내시경절제술, 복강경 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치료로 수술 후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 하지만 위암 환자의 대부분이 위를 절반 이상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해 위 자체의 부피가 2/3 또는 전체가 줄게 되는 것은 불가피했다.

위는 섭취한 음식물을 잘게 부숴 소장으로 내려 보냄으로써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위절제술을 받으면 예전처럼 많이 먹을 수 없다. 또 흡수도 잘 안 돼 대부분의 환자들은 급격한 체중감소와 영양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송교영 교수는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많기 때문에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생존율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암환자의 수술 후 적극적인 영양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명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특정 호르몬, 효소 등의 발현이 올라가 생존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럽암학회 공식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 2016;52:129-137, IF 5.417) 201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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