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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농식품부는 김제 구제역 방어에 모든 것을 걸어라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서 12일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와 돼지 670마리가 살처분됐다. 농식품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위기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했다. 또 발생농장에 초동방역팀, 역학조사팀, 중앙기동방역기구를 투입했고 발생농장 및 반경 3km 이내 우제류 농장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어디로 얼마나 확산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구제역은 언제나 예상하는 피해 범위를 넘어서 창궐했기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37℃에서는 하루 만에 사멸하는 반면 4℃에서는 4개월, 영하 5℃에서는 1년 이상 살아남는다. 게다가 전북은 그동안 구제역 청정지역이었다. 가장 추운 1월에 발생한 김제 구제역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사실 이제 구제역은 인재로 봐야한다. 엄청난 피해와 대책에도 불구하고 잊을만하면 재발하니 하는 말이다.

바이러스 질병을 근절하는 건 불가능하다. 감기처럼 백신을 맞아도 계속 발생한다. 다만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구제역 대책은 효과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우리나라 구제역의 역사는 2002년 시작되지만 뇌리에 깊이 박힌 건 2010년이다. 한해 세차례나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350여만마리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됐다. 피해액이 3조원에 달했다. 축산으로는 사상 최고다. 백신을 접종하고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등 호들갑스런 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그 후로도 구제역은 방역대책을 비웃듯 또 다시 발생했다.

2014년말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5개월동안 33개 시군으로 번져 모두 185건이나 발생했다. 그로부터 불과 8개월만에 또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의 수많은 대책이 무슨 효과를 나타냈는지 궁금하다.

구제역 재발의 그림자는 오래전부터 드리웠다. 지난해엔 구제역 백신 효능 논란이 일어났고 농식품부는 자체감사를 실시해 무려 32명을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방역 실패를 시인한 것이다. 아직도 구제역의 창궐 가능성은 여전하다. 양돈농장을 조사해보면 비구조단백질(NSP)이 수두룩하다. 현장에 바이러스가 잔존한다는 의미다. 2014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돼지농장 124곳을 조사한 결과 57곳이 과거에도 구제역이 발병한 곳이었다. 두곳중 하나는 구제역이 재발했다는 얘기다. 농식품부는 김제 구제역 방어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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