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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핵은 김정은 통치의 핵심, 핵포기 기대를 버리자
조금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돌발적인 것도,즉흥적인 것도 아니다. 그래서 놀랄 일도 아니다. 오히려 치밀한 계산하에 진행돼 온 과정의 하나로 봐야한다. 하루 이틀, 한달 두달 시기만 달라질 뿐이다. 정권이 붕괴될 때까지 북한의 핵무기 관련 개발과 그 성과를 알리는 실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사실 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북한의 수소탄 관련 발언은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김정은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다종화 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 로켓을 공개했다”며 수소폭탄 개발을 시사했다. 급기야 12월 10일엔 평양 평천혁명사적지 시찰에서 “우리 수령님(김일성 주석)께서 이곳에서 울리신 역사의 총성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 조국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자위의 핵탄,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보유국으로 될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국정원도 11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2016년에 국면 전환을 위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은 김정은 정권의 본질이다. 출발부터 그랬다. 김정은 핵 보유 동기의 핵심은 ‘안보의 경제성’이다. 핵폭탄이라는 결정적인 무기에 안보의 자물쇠를 걸어놓고 군사비 부담을 줄이고 경제 문제까지 해결하자는 것이다. 아버지 사망 4개월 뒤인 2012년 4월 15일,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는 첫 공개 연설에서 김정은이 강조한 것은 ‘지식경제강국 건설’이었다. 지식은 과학이고 그건 핵을 의미한다. 방법으로 핵물리학을 비롯한 과학자 우대정책을 폈다. 전국민이 배를 곯아도 과학자 특히 핵 개발자들에겐 특혜를 주었다.

2013년 은하과학자거리를, 다음 해엔 은정과학자거리를 건설했다. 모두 과학기술자들을 위한 대규모 주택단지다. 2015년엔 평양 대동강변에 미래과학자거리가 준공됐다. 거리 주변엔 53층 높이의 ‘은하’와 ‘과학중시’아파트들이 들어섰다. 무려 20개 동이다. 열심히 핵폭탄 개발에 몰두하라는 취지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그 결과 핵과 미사일 능력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며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이번 핵실험은 이러한 자신감의 반영이다. 북한은 2006년 1차 이후 핵개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는 개발 진전 일변도다.

김정은은 유훈통치를 끝내고 지난해부터 독자적인 노선과 정책을 걷고 있다. 지난해엔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까지 내비쳤지만 올해엔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남북당국 간 대화에 연연치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제 우리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버릴때가 됐다. 핵으로 얻을게 별로 없다는 걸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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