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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물건너간 ‘시멘트산업 구조조정’
업계1위 쌍용양회 사모펀드가 인수
동종업계 인수통한 구조재편 무산



업계 4위 동양시멘트가 레미콘업체에 인수된데 이어 업계 1위 쌍용양회는 사모펀드((PEF)가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시멘트산업 구조조정이 요원해졌다. 동종 시멘트업체가 인수해야 설비조정과 감산 등 구조조정 효과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이종업체가 잇달아 인수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멘트업계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내 시멘트산업은 1990년대 중반 성신양회의 최종 설비증설 이후 특별한 구조조정 없이 25년간 엇비슷한 생산능력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멘트 총생산능력은 6200만t이고, 실제 생산량은 4500만t 안팎이다.

시멘트업계는 6일 “기대했던 시멘트산업 구조조정이 또 물건너 갔다. 공급과잉과 수익악화 구조는 벗어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기회를 놓친 시멘트산업은 지속되는 수요하락으로 공멸의 가능성이 제기되며 구조재편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동양시멘트에 이어 쌍용양회도 동종업계 인수를 내심 바랬던 이유다. 이를 통해 사업장 또는 사업체 수 축소로 이어지길 업계는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쌍용양회 우선협상대상자에 PEF인 한앤컴퍼니가 선정됐지만 이번 인수전에서 한일시멘트는 가장 의욕을 보였다. 한일은 시장에서 예측했던 가격보다 높은 8000억원 중반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8000억원대 후반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한앤컴퍼니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셈이다.

한일은 쌍용양회 인수를 통해 시멘트산업 재편을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륙인 충북 단양에 공장이 위치한 이 회사가 동해 항만을 보유한 쌍용양회를 인수함으로써 해외시장 진출은 물론 물류비 절감에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3/4분기까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해 4894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48%로 동종 업체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신용등급도 A+(안정적)이기 때문에 외부자금 조달도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조달 능력에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또 이번 매각건은 쌍용양회 2대 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와의 분쟁, 매각자이자 원매자인 한앤컴퍼니에 대해 제기됐던 형평성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사모펀드 속성상 3∼5년 뒤면 다시 매물로 내놓는다는 점도 고려되지 않았단 지적이다.

국내 시멘트산업은 쌍용(19.8%), 동양을 비롯해 2위 한일시멘트, 3위 성신양회, 5위 라파즈한라까지 2∼5위가 12∼13%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낸다. 이어 현대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기타 특수시멘트가 10% 이하다.

한 시멘트업계 임원은 “매각과정에서 공급과잉 구조가 산업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재편돼야 하는 업계 상황도 충분히 고려된 결정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국가 기간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결정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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