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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마을기금이 필요한 이유
문진수 소장 등 마을기금 강사 양성교육 나서

마을공동체 사업은 현재 민선 5기를 지나 민선 6기로 접어들고 있다. 물론 정부의 지원이 없던 시절에도 마을은 있었고 마을 활동을 하는 주민들이 있었다. 마을공동체는 매일 일어나는 소소한 축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런 축제에 모두 동참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정부의 지원이 있기 전엔 쉽사리 시간을 내거나 자원해서 참여할 수 있는 주민들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2년 은평구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안에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가 설립되었다.

3년이 지난 2015년 말 현재 많은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물론 주민들의 자발성과 서로를 이끌어주는 헌신, 노력이 없었다면 아무리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불가능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축제는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다. 만약 그 축제가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면 지원이 끊긴 뒤 그 축제를 다시 보기는 요원할 것이다. 이 사실을 경험으로 습득한 마을활동가들은 마을이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 고민을 거듭하다 한 가지 해답을 찾아내게 된다.

마을기금이 그것이다. 경험이 쌓인 마을 활동가들과 지역 사회에 고민이 많은 전문가들은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공동체의 자산 형성과 운영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쉽게 말해 주민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마을기금의 형성과 민주적 운영은 마을이라는 소소한 축제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주민들의 필수과제이다. 이를 위해 마을에선 마을기금을 촉진할 수 있는 기금강사 양성교육을 진행하였다.

2015년 10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총 5회에 걸친 마을기금 강사 양성교육이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에서 진행되었다. 강의는 한국사회적금융연구소 문진수 소장과 사단법인 마을 김일영 이사가 맡았다.

강의는 ‘우리 동네에 동네은행이 생긴다면?’이라는 달콤한 상상으로 출발했다. 만약 마을주민이 은행의 주인인 문턱 없는 은행이 생긴다면, 마을 사업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주민들이 언제나 필요한 자금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을활동을 경험해봤던 이들이라면 이 상상이 왜 달콤한 상상인지 알 것이다.

동네은행은 이밖에도 마을에서 여러 기능을 할 것이다. 마을에 돈이 돌아 공동체 경제가 활성화되고, 여러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필요한 자금을 제공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고리대금업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마을기금으로 이익이 발생한다면 마을주민들과 지역에 재투자가 되어 마을이 점점 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상상보다 항상 쓴 법.

문진수 소장은 우선 마을기금 조성을 위해 핵심 질문에 답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형태의 기금을 만들 것인가?’

‘어떻게 자금을 모을 것인가?’

‘모인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누가 기금을 운용할 것인가?’

만약 이 질문들에 답을 구해 자가 진단을 해보았다면 3가지 접근 전략을 사용하여 기금을 조성할 수 있다. 첫째로 자체 기금을 조성하고, 두 번째로 지자체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존 금융기관을 활용해 기금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마을기금 강사양성 교육에 참가한 예비 마을기금 강사들은 자신이 속한 마을을 위해 강사들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펜을 잡은 손을 바삐 움직였다.

이밖에도 문진수 한국사회적금융연구소 소장은 해방촌 빈마을 금고를 예로 들며 풀뿌리 금융에 대해 설명하고, 동네방네 협동조합 사례를 들어 크라우드 펀딩과 마을기금의 연결지점을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로컬 거버넌스 기반 조성을 강조하며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협력적 연대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시민사회 영역의 힘을 보유하지 못하면 행정력의 관성에 끌려 다닐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마을기금 강사양성 교육은 마을기금에 대한 기본 개념과 사례를 공부하고 자신이 직접 마을에 내려가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역량의 도모를 목표로 진행되었다. 마지막 날은 워크숍을 통해 직접 만든 강의안으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시연 강의를 해보기도 했다.

마을기금은 아직 생소한 단어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마을의 지속성을 위해선 꼭 필요한 과정 중에 하나임은 수차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올해 기획된 마을기금 강사양성 교육은 끝이 났지만 내년에도 계속 진행 될 예정이다. 마을기금이 아직 낯선 만큼 그에 대한 서먹함을 해소시켜 줄 강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마을기금 강사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나는서울시민이다=안중훈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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