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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당신이 살고 싶은 마을은?
마을공동체 워크숍에서 만난 사람들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기약하는 연말연시. 주민들의 관계로 만들어지는 마을공동체 또한 2015년을 마무리하고 2016년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 중에 있다. 그 중에서 ‘소통! 힐링! 나눔!’이라는 타이틀로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자간의 관계망을 형성하고 2015년 동안 이뤄진 마을사업 추진결과와 경험을 공유하는 용산구 마을공동체 워크숍을 찾아갔다.

2015년 12월 18일 오전 10시.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하였거나 교육에 참가했던 주민 혹은 관심이 있는 주민들이 용산구 아트홀 지하3층 강의실에 모였다.

용산구 부구청장의 인사말로 마을공동체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시간은 도봉구 활동가 이창림 강사의 ‘마을활동 이야기’, 소통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강의 프로그램의 단점 중 하나는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강사의 발표가 유익할 수는 있겠지만 참가자 개개인이 참여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양방향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창림 강사는 PPT자료 혹은 발표 자료를 따로 준비하지 않은 채로 진행했다. 대신 참가자들한테 포스트잇을 나눠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주제나 궁금한 점을 적어서 달라고 요청했다. 새로운 방식에 참여자들은 무엇을 적을지 고민하는 모습이었으나 이내 올 한 해의 경험을 떠올리며 쪽지를 적어나갔다.

이창림 강사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왜냐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주도권을 가지게 되고 이는 어떤 책임이 주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창림 강사는 주민들이 보내준 쪽지를 함께 읽어가며 함께 고민을 풀어보기도 하고 참고를 하라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이창림 강사가 구청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험담이었다. 도봉구는 시민사회가 발달하여 항상 시민사회 측에서 한 명의 후보자를 배출하고 선거 운동을 하다고 했다. 그때 이창림 강사가 했던 선거 운동 방식은 주민들에게 ‘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은지?’묻고 다니는 것이었다고 한다.

집집마다 다니며 의견을 수렴하고 그 의견을 바탕으로 공약을 짰다고 한다. 결과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구청장 선거 탈락자 중 2번째로 많은 표를 획득할 정도로 의미있는 선거 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창림 강사는 자신의 삶의 방향은 ‘단 한명의 지지자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삶, 마음이 따뜻한 좋은 사람으로 살겠다’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마을 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참가자의 고민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지금은 아직 마음이 맞는 사람과 만나지 못한 상태이니 너무 좌절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길 격려했다.

두 번째 시간은 ‘나눔!’이었다. 사회적 기업 <함께 하는 숲>이 진행하는 ‘사랑의 티셔츠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함께 하는 숲>은 사랑의 티셔츠를 만들어 해외 아동 및 지역의 소외계층 아동에게 선물하는 나눔형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용산구 마을공동체 워크숍인 만큼 이날 만들어진 티셔츠는 ‘용산지역 아동센터’, ‘소망을 찾는 이’, ‘생명나무 지역아동 꿈터’와 같은 용산구 내에 있는 아동복지 시설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했다.

티셔츠 만드는 방법은 장신구로 쓰이는 작은 보석들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모양으로 만들어 티셔츠에 붙이는 것이었다. 따라서 참가자들은 티셔츠에 들어가는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눈이 좋지 않은 고령의 참가자들한테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며 어느 참가자도 빠지지 않고 전부 티셔츠를 제작하였다. 참가자들의 수고를 알았는지 점심은 출장 뷔페가 제공되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난 다음 마지막으로 진행 된 프로그램은 ‘힐링!’이었다. 용산구 내에 있는 마을공동체 가운데 6팀의 신청을 받아 사례 발표가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활동을 나누고 어려웠던 점에 공감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주민들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진행한 ‘한남동 드림 오케스트라’, 공동육아 활동을 한 ‘엄마랑 아가랑 키즈카페’, 청년커뮤니케이션 단체 ‘청년의 이름으로’, 청소년 문화예술모임 ‘달꽃창작소’, 성인들을 위한 문해교육을 진행하는 ‘글자람’, 결혼 이주민 여성의 정착을 돕는 ‘우리누리’ 총 6개 단체의 열띤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이중 ‘우리누리’에서 진행한 이웃 만들기 사업이 참가자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단지 결혼 이주민 여성만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그들의 자녀까지 함께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상 깊었다. 결혼 이주민 여성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문제도 있지만 모자 혹은 모녀간의 갈등 관계가 심각하다는 것이 문제의식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마을공동체 활동은 단지 성과를 위해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라 수혜자, 혹은 참가자들의 필요에 의한 활동이 첫 번째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6개 단체의 발표를 끝으로 워크숍은 끝이 났지만 참가자들은 서로 모여 아직 못다한 이야기를 하느라 느지막하게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워크숍 참가자들

마을 활동가들은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 마을공동체 활동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러나 그 혜택이 나에게만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 그들이었다.

이번 <소통! 힐링! 나눔! 마을공동체 워크숍>은 마을활동가들의 가치와 방향을 잘 표현한 제목이었다고 생각한다. 2016년에도 그들의 활동이 식지 않고 계속 되어 주변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나눠주길 바란다.

[나는서울시민이다=안중훈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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