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foods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걱정이 인간의 생명을 구해주는 ‘식스 센스(sixth senseㆍ여섯번째 감각)’로 기능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심걱정이 스트레스를 유발해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기존 주장에 대한 반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웰컴 트러스트 연구소의 온라인 저널인 이라이프(eLife)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주변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경계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오히려 주변의 위협에 대해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연구팀은 24명의 피실험자에게 다양한 수준의 위협을 행사하는 사람 사진을 보여준 뒤, 그들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걱정이 위협에 대한 신경부호를 감각회로로부터 동력회로로 옮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감각회로는 타인의 얼굴을 인식하게 하고, 동력회로는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걱정이 행동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걱정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평소 걱정이 많은 사람은 경고 신호가 행동을 관장하는 뇌 영역에 빠르게 전달될 수 있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투쟁-도피 반응’(싸울 것인지 도주할 것인지 결정하는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걱정이 없는 사람들은 위협을 인지했을 때 빠른 반응을 보이는 대신, 경고 신호가 감각회로로 이동했다.
연구팀을 이끈 프랑스 건강의학연구소의 마르와 엘 자인 박사는 “빠른 반응은 생존을 위한 적응을 가능하게 한다”며 “인류는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는 포식자와 함께 진화했는데, 걱정이 많은 사람의 빠른 반응은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초에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건강에 딱히 해롭지도 않고,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이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벳 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교수와 리처드 피토 영국 옥스퍼드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70만명의 여성을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으며,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칠 것이라는 믿음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렸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