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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합집산(離合集散) 정치의 현주소, 한국의 당명개정 정치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제1 야당이 28일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기존 당명을 버리고 ‘더불어민주당’으로 개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이름을 2년도 채 유지하지 못했다. 정당정치가 활성화된 선진국은 한번 정한 당명은 100년 이상 유지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잦은 당명 개정을 두고 정치적 이합집산의 산물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해방 이후 정치사를 보면 정당은 당명을 수없이 변경해왔다. 특히 야당은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 이후 10번의 당명개정을 거쳐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이르렀다. 연평균 1번 이상 당명을 바꿔온 셈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영국 등 정당정치가 활성화된 나라는 당명을 쉽게 개정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양당제 국가인 미국의 경우, 민주당은 1828년 창당해 당명을 188년째 유지하고 있고 공화당 또한 162년 동안 당명개정을 하지 않았다. 영국도 보수당은 182년, 노동당은 116년째 당명개정을 하지 않았다. 다당제 국가인 독일의 사민당은 141년 동안 같은 당명을 사용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잦은 당명 개정을 두고 지역과 인물 중심의 정치 체계로 인해 이합집산을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정당은 기본적으로 정책과 이념에 따라 만들어진 집단이지만 우리나라는 분단의 상황 속에서 이념적인 정책적 차별성을 찾기 어려웠다”며 “그 결과 지역과 인물에 따라 당이 나뉘고 이합집산을 반복해왔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당명개정은 정당정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한국 정치의 현실을 반영한다. 이 회장은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오래도록 같은 당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양당제가 제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양당제든 다당제든 당의 정체성이 확고하고 선명하다면 쉽게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당의 정체성이 자주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명개정의 빈도는 당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97년을 기준으로 여당은 1번의 당명개정을 했지만 같은 기간 야당은 10번의 당명개정을 감행한 것을 두고 “보수정당의 특징은 변화보다는 현상유지에 초점을 두고 대통령이라는 구심점이 있으니 당명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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