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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숭이 地名 귀하네…전국에 고작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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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경남 남해군 이동면에 있는 ‘납산’과 경남 거창ㆍ함양군에 걸쳐 있는 ‘금원산’의 공통점은 뭘까. 둘 다 원숭이와 인연이 있는 지명이라는 점이다. 원숭이의 옛말인 ‘납’이 들어가 있고, 한자로 원숭이 ‘원(猿)’자가 포함돼 있는 이유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원숭이의 해인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140만여개의 전국 지명을 분석한 결과, 원숭이가 관련된 지명은 총 8개인 걸로 조사됐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가장 적은 편에 속했던 양 관련 지명(40개)보다 훨씬 숫자가 줄어든 것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십이지 관련 지명 중 가장 숫자가 많은 건 용(龍)에 대한 지명으로 1261개다.

금원산엔 황금원숭이 설화가 서려있다. 금빛이 도는 원숭이가 날뛰자 한 도사가 나타나 이 산의 바위 속에 가뒀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금원산 초입에 있는 상천마을은 지명 유래를 활용한 벽화를 비롯해 ‘황금 원숭이 마을’이 조성돼 있다. 이 곳 인근의 거창군 위천면ㆍ북상면 일대는 과거 ‘원숭이가 뛰어놀고 학이 깃드는 곳’이라는 의미의 원학동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경기도 안성ㆍ평택, 충남 천안시 경계에 있는 큰 평야인 ‘소사(素砂)들’도 원숭이 일화가 숨어 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정유재란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본군의 북상 소식을 들은 명나라 장수가 수 백마리의 원숭이 병사를 동원해 왜적을 혼란에 빠뜨려 승리했다는 게 골자다.

또 전남 영광군 군남면 동월1리엔 순원동이 있다. 마을 형상이 원숭이가 과일을 품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선원동’이라고 하다 순원동으로 불린다고 한다. 경북 영천에 있는 마을 ‘납샘이’도 원숭이와 깊은 관계가 있다. 마을 한 가운데 샘이 있었는데, 밤이면 원숭이가 물을 먹으러 내려와 사람들이 샘을 메워버렸다고 해 유래된 지명이다.

이밖에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 경계에 있는 ‘곤신봉(坤申峰)’, 경기도 화성의 ‘신술산’ 등은 십이지 동물로서 원숭이가 시간으론신시(申時ㆍ오후 3~5시), 방향으로는 서남서를 의미하는 데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는 원숭이가 살지 않는다는 동국무원(東國無猿)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원숭이에 얽힌 흔적과 지명은 많지 않다”면서도 “세부적으로 조사하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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