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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미군의 생물학전 마루타였다… 美 탄저균 15회 반입 사실 드러나
-“최초 실험” 거짓해명한 미군, 실제로는 15회 반입
-지난 5월 27일 발생한 탄저균 배달사고로 한국 정부도 몰랐던 사실 드러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은 미군의 생물학전 ‘실험실’로 활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군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미군은 한국에 15차례나 탄저균을 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정부는 미군이 지난 5월 27일 탄저균 배달사고를 저질러 우리 정부에 통보할 때까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한미군 오산기지 전경


미군은 사고 발생 이틀 뒤인 5월 29일 탄저균 표본을 한국에 들여온 전례가 더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일자 “본 실험 훈련은 최초로 실시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조사 결과 그 해명마저 거짓으로 밝혀졌다.

사고 직후 구성된 한미간 합동실무단이 17일 밝힌 운영 결과에 따르면, 미군은 한국에 총 15회 탄저균이나 페스트균 등을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미군은 “당시 본 실험 훈련이 최초로 실시됐다는 해명은 주한미군 오산기지에서 처음 실험했다는 의미”라며 “주한미군 용산기지에서는 그전부터 실험을 계속 해왔다”고 말을 바꿔 ‘말장난’ 논란마저 키웠다.

만약 이번에 탄저균 배달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항구적으로 우리 정부나 국민들은 이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지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일어난 탄저균 배달사고는 미군 측 착오로 초래된 것”이라며 “이번 사고가 없었다면 지난 6년간 아무 문제없이 진행돼 온 탄저균 관련 실험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합동실무단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미국 내 실험실에서 탄저균을 비활성화시키는 사균화(死菌化) 처리가 불완전하게 진행된 가운데 이 균이 한국 미군기지에 배송되면서 벌어졌다. 실험용 탄저균이나 페스트균 등이 사균화된 경우 현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상 미군이 한국 측에 따로 통보하는 절차가 없다. 이번 사고 시에도 미군은 한국에 탄저균 반입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의 경우는 다르다.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 배달 사고 직후, 미군은 한국 정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7월 11일 SOFA 합동위원장인 한국 외교부 북미국장, 미국 주한미군사령부 부사령관 간에 서명이 이뤄져 한미 생물방어협력 관련 합동실무단을 설치하게 됐다. 합동실무단은 활동 결과,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주한미군이 반입하는 검사용 샘플에 대해 양국 간 통보 및 관리 절차를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17일 열리는 한미 간 SOFA 합동위원회 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합의권고안이 제출될 예정이다. 이 안에는 향후 주한미군이 검사용 샘플 반입 시 ▷한국 정부에 발송 및 수신기관, 샘플 종류, 용도, 양, 운송방법 등을 통보 ▷일방의 요청이 있을 시 빠른 시일 내에 공동평가 실시 ▷관세청이 물품 검사를 희망하는 경우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 검사 실시 등의 내용을 담게 된다. 이 안은 SOFA 합동위원장의 서명 후 SOFA와 다름없는 효력을 갖는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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