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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대’ 꿈꾸던 文ㆍ安ㆍ朴…이제는 경쟁 속으로
文 부산 찾아 정국구상ㆍ安 지역구에서 정치행보ㆍ朴 정치 멀리하고 행정 주력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아무리 불가측이 일반화되고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상식으로 통하는 정치권이라지만 기구하기만 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은 얼마 전까지 같은 당 소속의 정치적 동반자 관계였지만 이제는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대형 정치이벤트 속에서 건곤일척의 자웅을 겨뤄야하는 경쟁관계가 됐다.


야권의 차기 유력대권주자 선두그룹인 문 대표와 안 전 공동대표, 박 시장은 불과 한달 전만해도 문 대표가 이른바 ‘문안박 공동지도체제’를 제안하면서 야권 내홍 사태를 해결할 ‘쓰리톱’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이를 거부하고 혁신 전당대회를 수정 제안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하면서 세 사람의 관계도 뒤틀려버리고 말았다.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탈당 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독자 정치세력을 표방함에 따라 차기 대권을 둘러싼 세 사람의 경쟁이 조기 가열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 대표는 15일까지 당무를 중단하고 시한부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문 대표는 애초 서울 구기동 자택에 머물면서 안 전 대표 탈당 이후 소속 의원들의 추가 이탈과 분당 등에 대응한 해법과 정국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이었으나 어머니가 있는 부산 영도로 발걸음을 돌렸다.

문 대표는 오는 16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며 이를 전후해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선 문 대표가 정면돌파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당적정리와 측근들의 총선 불출마를 권유했던 문 대표는 고강도 혁신안과 함께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 조기 총선체제 전환 등의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도 탈당 선언 이튿날인 14일 곧바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경로당을 찾아 정치행보를 이어갔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년 4월 총선 때 ‘여기에서 출마하겠느냐’는 질문에 “제가 어제 (탈당을) 발표하고 나서 처음 방문하는 곳이 저희 지역 어르신들 아니냐”면서 “변경사항이 없다”고 답변해 현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재출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는 특히 “스티브 잡스가 애플 창업주였는데 그 당시 존 스컬리 대표한테 쫓겨났다”면서 “그 다음은 이제 스티브 잡스의 노력의 몫인 거죠”라며 향후 정치활동 의지를 과시했다.

그의 발언은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가 존 스컬리 최고경영자(CEO)와의 다툼 끝에 애플을 떠났지만 복귀한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애플을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이끌었듯이 지금은 문 대표를 비롯한 ‘친노’(친노무현)에게 쫓겨나지만 제3지대에서 새정치를 구현해 다시 중앙정치무대로 복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에 비해 박 시장은 비교적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안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을 접한 직후에도 “안타깝다는 말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있겠느냐”면서 “두 분 중 누구의 책임이라고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 시장측 관계자는 “두 분이 열심히 대화를 해 함께 가기를 바랐는데, 이렇게 결론이 나면서 박 시장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박 시장으로서는 작금의 상황이 곤혹스럽기만 하다.

박 시장은 안 전 대표에게 2011년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과 후보단일화라는 빚을 지고 있다. 그렇다고 당의 지원으로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해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기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박 시장이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행정에 전념하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친 입장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문 대표는 전주 대비 0.1%포인트 떨어진 18.5%, 박 시장은 전주 대비 0.2%포인트 떨어진 12.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2, 3위를 차지했다.

문 대표와 각을 세워온 안 전 대표는 전주 대비 1.8%포인트 오른 10.1%를 기록해 1년4개월만에 10%대에 진입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호남에서 지난주 13.9%에서 21.0%, 무당층에서 17.0%에서 21.8%로 각각 큰 폭으로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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