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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이 사람] 상도동계 ‘진짜 막내’ 정병국 의원 “냅둬라, 야당은 다 그런기다…YS 통합의 리더십 필요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냅둬라, 야당은 다 그런기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열흘이 조금 넘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YS키즈’로 불리는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YS의 유훈인 ‘통합과 화합’을 다시금 떠올렸다. 정 의원은 “YS가 DJ와 영수회담을 하고 난 뒤, DJ가 당에 보고한 내용에 오류가 있자 당시 공보수석이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각하, 반박성명을 낼까요’라고 물었다. 그 때 YS는 ‘냅둬라, 야당은 다 그런기다’라고 말했다. 야당을 해봤기 때문에 야당의 사정을 이해해 준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이 입은 파란색 스웨터가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에 근무할 때부터 입었던 옷’이라고 전하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관련된 추억을 회고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그는 4선 중진의원으로 올라서면서도 ‘YS의 통합의 리더십’을 한시도 잊은 날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하는 정치의 ‘실종’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야당일 당시 박근혜 대표를 앞장 세워 4대 악법ㆍ개악이라고 외치며 장외투쟁을 했었다”며 “우리가 그런 야당이었으면, 지금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젊은 시절을 YS의 지근거리서 보낸 정 의원은 자신이 YS를 중심으로 하는 상도동계의 ‘진짜’ 막내임을 자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막내설’에 대해서는 “김 대표는 당료 출신으로 상도동계를 거쳐 간 세대지만, 나는 YS의 비서를 지낸 가신그룹”이라며 남다른 인연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YS는 ‘니 알제?’라는 말 한마디로 비서실 전체를 통솔하는 용인술을 보여줬다”면서 “무엇을 지적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로 물어보고 정보를 공유하며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23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이 입은 파란색 스웨터가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에 근무할 때부터 입었던 옷’이라고 전하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관련된 추억을 회고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런 그가 YS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국민’, ‘돈’, ‘약속’이었다. 정 의원은 “YS가 연설할 때 늘 ‘이(위)대한 국민 여러분’이라고 했는데 허언이나 수사가 아니다”면서 “실제로 YS의 정치 신조가 ‘국민을 두려워하라’였으며, 장관이나 시장도 여론이 나쁘면 즉각 물갈이 했었다”고 했다. 또 “YS는 ‘정치인에게 돈은 필요악이다’, ‘정치인은 돈이 거쳐 가는 정거장이다’라는 말로 항상 청빈함을 강조했다”면서 “늘 약속 시간에도 10분 전에 도착해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고 회고했다.

국회에 입성한 이래 ‘얼짱 의원’으로 주목받게 된 것도 ‘YS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주로 상도동계는 스마트한 스타일, 동교동계는 수수한 스타일로 구분되는데 그게 우리 리더의 요구사항이었다”면서 “YS는 늘 단정하게 갖춰 입을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별칭은 상도동계 막내지만, 정 의원은 내년 20대 총선에서 5선에 도전하는 거물이다. 그는 자신이 정치를 하면서 꼭 해야 할 일을 ‘체제전환’이라고 꼽으며, 필요하면 당 대표 또는 원내대표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가 밝힌 체제의 변화는 대통령중심제에서 의원내각제로의 전환이다. 정 의원은 “더 이상 누가 대통령이 돼도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시대다. 한 사람이 1%만 이겨도 모든 걸 갖게 되는 체제에서 나머지 의사도 대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팽배한 국회불신에 대해서는 ‘기득권 내려놓기’를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 임기를 4년에서 2년으로 바꿔야 한다. 잘 하면 연장하고, 못하면 바꾸는 식으로 계속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리더 ‘정병국’으로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꼽았다. 이명박(MB)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내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으로도 분류되는 정 의원은 “MB가 4대강 사업을 안 하고 2대강 사업을 했으면 영웅이 됐을 것”이라며 “아무리 좋은 일도 국민이 싫다고 하면 싫은 것이다. 요즘 필요한 리더십은 ‘나를 따르라’형이 아니라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소통하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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