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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원톱’ 이서현…삼성 패션사업 ‘구원투수’로 떠오르다
겸직 떼고 패션 전권 잡아…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 달성’ 첫 과제 속 야심작 ‘에잇세컨즈’ 재도약 주목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불리는 삼성 패션사업에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이서현(42) 씨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에 올랐다. 그룹 내 패션사업을 이끌 ‘원톱’으로 전면에 나선 것.

예견된 일이다. 이 사장은 삼성 패션부문을 이끌어 갈 적통 후계자로 지목돼 왔다. 서울예고와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졸업한 후,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 2005년 상무 승진, 2013년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에 오르는 등 그의 ‘전공’ 분야는 줄곧 패션이었다. 


제일모직 입사 이후 이 사장은 몇 가지 기념비적인 공을 남겼다. 디자이너 정구호의 ‘구호’와 정욱준의 ‘준지’를 영입,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고, 빈폴을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캐주얼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2012년 토종 SPA(제조 유통 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런칭해 H&M, 자라, 유니클로 등 국내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던 해외 SPA 브랜드에 당당히 맞섰다.

이 사장은 1일 사장단 인사 이후 패션부문장으로 그룹 내 패션사업에 올인할 계획이다. 미션도 주어졌다. 패션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10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것. 2014년 기준 삼성 패션부문 매출은 2조원이 채 안 됐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의 오랜 불황과 맞물려 패션시장 전체가 힘들었던 탓이다.

특히 ‘이서현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에잇세컨즈가 부진을 벗고 도약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에잇세컨즈는 2012년 매출 600억원, 2013년 1300억원, 2014년 1500억원으로, 외형상으로는 성장 추세지만, 초기 막대한 투자 대비 성장 속도가 느리고 BEP(손익분기점)까지도 아직 갈길이 멀다. 에잇세컨즈는 내년 가을 무렵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패션 최대 소비국인 중국시장에서 제대로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목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중국 내 대도시 위주로 에잇세컨즈의 유통망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신권식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무는 “쉽지는 않겠지만 한류 열풍과 K패션의 저력을 발휘해 열심히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상무는 또 “내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준지의 피티워모(Pitti Uomoㆍ1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남성패션 축제) 게스트 디자이너 선정 등 좋은 소식을 갖고 출발하게 됐다”면서 “이제 눈에 보이는 성과들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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