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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외수 “그대 인생의 묵은지 한 접시라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지난해 갑작스런 위암 확진으로 위를 완전히 잘라내는 암수술과 8차에 걸친 항암치료를 견디며 다시 SNS활동에 열중인 이외수가 소생의 비밀을 밝힌 ‘자뻑은 나의 힘’(해냄)을 펴냈다.

지난 40여년간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짧은 커트로 새 모습을 선보인 그는 책을 통해 항암치료과정에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고 주문을 걸고 신체훈련을 하며 암세포 터널을 통과해낸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이외수 페이스북 캡쳐]

“먹는 것도 먹는 것 같지 않고 자는 것도 자는 것 같지 않고 사는 것도 사는 것 같지 않은 나날들이 계속”되는 고통 속에서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거울보기’‘단정하고 깔끔하게 머리 자르기’‘밝고 화려한 색의 옷 입기’ 등 침울함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들이 눈길을 끈다.

“세면대 거울 속의 핼쓱해진 이외수를 향해 파이팅을 외쳐주었습니다.”“항암제 세 알을 복용했고 아, 시발. 이라고 나지막이 탄식한 다음, 존버라는 단어를 어금니로 질겅질겅 씹고 있습니다”

그는 항암치료과정 중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일에 더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미니 캔버스화와 나무젓가락으로 그린 그림, 캘리그라피 등 450여점을 완성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인 만큼 작가의 극복 노력이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고희를 앞두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글도 만날 수 있다. “가끔은 제가 쓴 글들이 그대 인생의 묵은지 한 접시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씨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절대로 기죽지 말라는 것. “누구에게나 아침은 오고 누구에게나 태양은 떠오른”다는 것이다.

”적어도 꽃만큼은 아픔을 겪어야 그대 가슴에도 꽃이 피어날 수 있답니다”“언제 어디를 가도 그대가 우주의 중심입니다”“절망하지 마십시오. 헌 사랑이 가면 반드시 새 사랑이 옵니다”“개천에서도 반드시 용은 태어납니다”

책은 무엇보다 약해지는 육체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노력하는 작가의 인간적인 모습이 감동을 준다. 그의 신랄하고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히 만날 수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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