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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이번엔 터키‘경제보복’…돈줄 옥죈다
러機 격추 대응 미사일배치 이어
관광·식품·車 등 전 분야 제재
내달 정상회담·교류행사도 취소
양국 교역중단 소비자피해 우려


러시아가 터키 군의 전투기 격추에 대응해 시리아 북부에 최신예 대공미사일을 배치한 데 이어 ‘경제 보복’에도 나섰다. 관광, 식품, 자동차부품, 소매, 에너지, 건설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친 제재다. 내달 15일 러-터키 정상회담, 내년 ‘러-터키 문화교류의 해’ 행사도 취소됐다.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26일(현지시간) 각 부처에 제재 조치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30일 일련의 제재 조치를 확정짓기로 했다고 인테르팍스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우선 당장 관광이 중단된다. 올렉 사포노프 러시아 연방관광청장은 이 날 “터키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러시아 여행사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청은 매해 약 440만명이 터키를 찾았던 만큼 터키가 100억달러 가량 피해를 볼 것이라고 추산했다. 러시아는 지난해까지 터키 해외여행객 1위였지만 최근 루블화 하락으로 독일에 추월당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양국간 건설 프로젝트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에 진출한 터키 건설사는 약 100곳으로, 전체 건설공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해 건설계약은 500억달러였다.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경제개발부 장관은 러시아 남부에서부터 터키 서부까지 연결하는 약 1100km 길이의 가스관인 ‘터키 스트림’ 사업 중단도 예고했다.

러시아 공항, 항구에서 터키 항공기와 선박의 운항 중단도 거론된다. 터키항공은 현재 러시아 10개 도시로 매주 88편의 운항하는 러시아 내 최대 외국항공사다.

식료품 수입금지도 빠지지 않는다.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터키산 농산품은 러시아 전체 수입 농산품의 20%를 차지한다. 레몬의 경우 90%가 터키산이다. 올들어 10월까지 터키산 수입은 10억달러 어치였다. 러시아는 터키에 곡물을 수출한다.

자동차 부품, 의류패션도 타격이 예상된다. 터키 자동차 부품의 러시아 수출은 지난해 8000만달러였다. 러시아에서 유통되는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 미국 의류 브랜드는 대부분 터키 공장에서 제작된 것이다. ‘테볼리나‘ 신발, ‘글로리아’ 청바지 등 터키 의류 브랜드, 러시아에 있는 터키 유리 공장도 제재 영향권에 있다.

하지만 양국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제재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CNN머니는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제재로 우방국이 줄었고, 터키는 중요한 에너지 협력국가이며, 올해 경제가 3.8% 위축된 점 등으로 미뤄, 경제 제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장 양국간 교역이 중단되면 러시아 곡물업자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하다. 터키는 지난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27억입방미터로 수입, 독일(36억) 다음으로 많았다. 2013년에 러시아 가스 수출의 57%는 터키 몫이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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