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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김영찬] 꽉 막힌 도로, 숨통 트였다
1970년대에 인구 1000명당 1.9대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2013년 기준 376대로 약 200배가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인구 천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경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자동차가 많아짐에 따라 동반되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교통 혼잡이다. 우리나라가 교통 혼잡으로 지불하는 비용은 한해 30조원(GDP의 2.2%)에 달한다. 우리 정부는 교통 혼잡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운영기법과 통행수요 조절정책을 사용했으나, 전국민의 절반이 전 국토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혼잡을 억제하기란 쉽지 않다. 혼잡은 단순히 국민에게 불편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물류 비용의 상승과 함께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국내 화물수송의 11%를 차지하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경우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경부고속도로의 상습정체구간인 오산~양재 구간은 평일 출근시간대에 정체 길이가 37㎞에 달하며, 특히, 신갈~판교 구간은 평균 통행속도가 16㎞/h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학교 앞의 어린이 보호구역의 제한 속도가 30㎞/h인 것을 생각하면 고속도로가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경부 고속도로 정체의 주요한 요인은 교통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도로용량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대체 노선의 개발이 시급히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민자사업으로 조속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꽉 막힌 도로에 숨통이 틔였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은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사이에 위치해 두 노선에 집중되는 교통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으며, 부수적으로 서울 외곽순환도로의 정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논의돼왔고 그동안 구축 여건이 좋지 않아 미루어져 왔으나, 서울~세종 간 교통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최근 민간의 조달 금리도 낮아지는 등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여건이 개선됐다고 판단된다.

정부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추진하면 경부선 및 중부선의 교통량을 분산해 혼잡구간의 60%를 감소시키고 통행속도도 10㎞/h 이상 제고하며 통행시간 절감 편익이 연간 8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약 7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청년 실업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스마트톨링, 차세대 교통정보체계, 무인자동차와 같은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을 토대로 교통산업의 발전도 크게 약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운 도로의 건설과 첨단 교통관리 기법이 시너지 효과를 내 우리의 교통여건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경부고속도로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듯이, 서울~세종간 고속도로가 수도권과 충청권 등 지역간 연계를 강화해 우리나라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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