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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주거문화 대상-종합대상]LH의 줄기찬 혁신…임금피크제 도입, 부채감축, 신용등급 상향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모집분야 및 인원-채용형 일반인턴, 선발인원 OOO명.’

지난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홈페이지에는 반가운 소식이 하나 올라왔다. 3년만에 이뤄진 신입사원 공개채용 공고였다. 국내 최대 공기업의 공채를 손꼽아 기다려온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에게는 이보다 좋은 소식은 없었을 것이다.

올해 채용계획이 없었던 LH가 100명이 넘는 신입사원을 뽑을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8월21일 노사합의를 통해 이뤄낸 ‘임금피크제’ 때문이다. 

LH로고.

LH는 임금피크제를 최초로 도입한 공기업이자, 임금피크제로 마련된 재원을 활용해 신입사원 채용에 들어간 첫 공기업이다.

직원들의 임금은 10~30% 줄어들었지만, 이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115명의 ‘정규직’ 일자리가 생겼다. LH는 130명을 우선 뽑아 5개월정도의 인턴기간을 거치게 한 뒤 115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허남일 LH 인사처 차장은 “임금이 삭감되면서 직원들의 반대가 컸지만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큰 뜻에 노사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공기업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일자리를 만들어낸 LH. 사실 임금피크제는 올 한해동안 LH가 거듭해온 ‘혁신’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많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신규채용 외에도 LH는 천문학적인 금융부채 감축을 통해 부채공룡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고, 처음으로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역대 최고등급을 받기도 했다.

헤럴드경제는 LH가 올 한해 이뤄낸 ‘혁신’의 성과를 높게 평가해 ‘그린주거문화 대상’ 종합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재영 LH 사장.

▶LH의 혁신은 현재진행형, 금융부채 감축액 14조원 돌파=LH는 지난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된 이후 금융부채가 매년 평균 7조6000억원씩 증가하고 있었다. 특히 2013년 이재영 사장이 취임할 당시에는 105조7000억원 수준이었으며, 부채비율 466%로 하루 이자만 100억원씩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LH 뒤에는 언제나 ‘부채공룡’, ‘부실공기업’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 사장 취임 28개월이 지난 11월 중순 LH의 금융부채는 91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감축액수는 14조원을 돌파했다. 이렇게 감축시킨 액수는 지난해 국토부 SOC사업 예산(20조6000억원)의 75%와 맞먹는 금액이다.

LH 부채감축 성과 노력은 국회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 10월14일 국회예산정책처는 ‘2014년 공공기관 결산자료’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체 공공기관 부채 감축의 주된 원인으로 “2014년에 한국토지주택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기관의 부채감소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LH는 7조2000억원의 금융부채를 줄였는데, 이 규모는 공공기관 전체 부채감축 규모의 두배(225%)가 넘는 수준이다.

방만경영 해소를 위해서도 LH는 팔을 걸어 붙였다. LH는 직원들의 연간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 686만원을 420만원으로 줄이며 정부가 제시한 감소 목표액을 초과달성(125%)했다.

이와함께 LH는 구조조정시 노동조합 사전동의 폐지, 퇴직금 평균 1200만원 삭감 등의 방만경영 개선과제를 이뤄냈다. 처음 개선과제가 나왔을때 실행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특히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셌다. 무엇보다 LH는 2개의 대형노조가 있어 노ㆍ노ㆍ사 3자간 합의를 이루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사장은 직접 양 노조 위원장 및 대의원들과 2박3일 동안 워크샵을 거치며 공기업 최초로 방만경영 개선 과제를 완료했다.

지난 8월27일 LH 이재영 사장은 신임금피크제 도입에 전격 합의했다. LH는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재원을 활용해 2016년에 130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으로 11월 현재 모집공고 중에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이재영 LH 사장이 수도권 광역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신임금피크제도 도입 설명회를 하는 모습.

역대 최고 국제신용등급(AA) 획득, 준시장형 공기업 중 유일=이렇게 성공적인 경영혁신에 대한 화답은 시장에서도 나왔다. 지난 9월16일 S&P가 LH 신용등급을 AA-로 상향시키면서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 모두 LH의 신용등급을 ‘AA’로 올렸다. 이 등급은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것이며 공사 창립 이래 획득한 최고 등급이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는 기관은 준시장형 공기업 중에서는 LH가 유일하다. S&P 관계자는 “그동안 급증하던 부채증가 속도를 볼때 LH의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라며 “LH의 실적은 대한민국 국가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아울러 채권시장의 평가기관들은 LH 채권금리를 가장 안전한 공사채(AAA) 금리로 산정했다. 그동안 LH는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기준금리에 추가로 가산금리를 부담하였는데 지난 9월초 채권시장 평가기관들은 이 추가 가산금리를 없앴다.

진주시대 첫발 내딛으며 지역 속의 LH로=LH에는 올해 큰 변화가 있었다. 50년 수도권 시대와 출범 후 5년의 성과를 뛰어넘어 ‘진주 시대’를 연 것이다. LH는 지난 6월말 개청식을 열고 ‘비상(飛上) 2030’을 선포했다. 비상 2030은 ‘살기 좋은 국토, 행복한 주거’를 만들어 국민에게 보다 나은 삶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LH의 새로운 비전이다. 이 사장은 “앞으로 LH는 제2의 LH를 창립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마음 새로운 자세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주 이전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가시화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LH는 보고 있다. 지난 50년간 경상남도에 49개 지구, 3977만㎡의 토지개발과 주택건설을 해 온 LH는 앞으로도 도내 우량 개발후보지를 발굴하는 데 박차를 가해 진주ㆍ사천 항공산단, 밀양 나노산단 등 지역특화산단 개발도 더욱 속도감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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