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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박준규] 지자체장 임기 끝난뒤엔…
기자는 도봉구와 노원구에서 16년을 살았다. 중ㆍ고교 학창시절의 온갖 추억은 이곳에 자리한다. 지난 24일 서울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동북4구 컨퍼런스’ 현장을 찾은 것은 부동산 담당 기자여서가 아니라, 지역주민으로서 더 동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동북 4개 자치구(노원ㆍ도봉ㆍ강북ㆍ성북구) 구청장들이 총출동한 이 행사는 서울 북부의 발전방안에 관한 주민들의 제언을 듣고 논의하는 자리였다. “조 교육감과 저는 일심일체(一心一體)에요.”

박 시장은 나란히 앉은 조 교육감에 대한 유대감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전임 교육감때는 (서울시)교육은 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시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는 동북 4개 자치구청장들을 향해서도 “(2014년 지방선거에서)재선이 돼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지속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신나게 도와드리고 있다”고 했다. 이들 구청장들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재선에 성공했다.

박 시장이 신나게(?) 도왔기 때문일까. 올해 이 일대 개발계획은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시는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부지, 창동역 인근 시유지를 활용해 ‘창동ㆍ상계 신경제중심’을 순차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복합문화시설인 ‘서울 아레나’를 세우기 위한 기본계획용역에도 착수한 상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아침에 당고개역에서 4호선을 타면 동대문역까지 내리진 않고 타기만 한다. 서울 북부에 일자리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계획대로 2020년 이후 신경제중심이 조성된다면, 거꾸로 아침시간 당고개행 열차에 사람이 가득할 수 있다.

하지만 동북 4구 발전의 ‘진짜 원동력’이 무엇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각종 계획이 경제적으로 타당하고 합리적이라면 적극 추진하는 게 맞다. 하지만 시장-교육감-구청장 사이의 ‘친밀함’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라면 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중히 거절하고 싶다.

“시장하고 구청장 나중에 물갈이 되면 다 어그러지는 거 아니야?” 한 참석자가 조용히 내뱉은 말이 귀에 꽂혔다. 그들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지역민들의 삶은 계속된다. 이게 진실이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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