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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시대 해법 ‘정주영 리더십’]“아산은 도전정신과 정직함으로 神도 움직인 분”
[헤럴드경제(울산)=정태일 기자]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76년 7월 1일 학교법인 현대학원을 설립하고 그 해 초대 이사장이 된 뒤 1990년도까지 이사장직을 맡았다. 현대학원은 현재 2개의 중학교와 3개의 고등학교를 보유한 40년 전통의 명실상부 명문 학원으로 부상했다.

이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현대공업고등하교는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제 2의 아산’을 꿈꾸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청춘을 보낸 이들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 중인 기업체의 대표가 됐다. 


이들이 기억하는 아산의 모습은 어떨까. 또 이들이 아산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업가정신은 무엇일까. 현대공업고 1회 졸업생 김성대<사진>(54) 대성레미콘(울산 북구) 대표는 아산을 ‘다른 세상 사람’으로 묘사했다.

김 대표는 1985년도 현대차 울산 제품연구개발연구소 재직 당시 회사를 찾은 아산을 처음 직접 봤다. 김 대표는 “헬기에서 내려 아주 당당하게 걸어오시는 모습을 보니 전율이 흘렀고 영적인 에너지를 느꼈다”며 “정 회장님이 굴곡이 많았음에도 대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신의 은총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발치에서 봤는데도 김 대표는 지금도 아산의 아우라를 또렷이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아산이 받은 신의 은총은 저절로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아산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 회장님은 무모할 정도로 강한 도전정신도 충만했지만, 여기에 누구보다 정직하고 신뢰 깊은 인간성이 있었기에 상식을 뛰어 넘는 업적을 세울 수 있었다”며 “무모함과 정직함이 뭉치면 신을 움직이는 요건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도 아산은 경영의 표상이 됐다. 그 역시 지금의 회사를 일구기까지 무모할 정도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번의 사업실패를 겪었고, 외환위기때 통장 잔고가 1원도 안 남을 정도로 빈털털이가 됐지만 아산이 그랬던 것처럼 오뚝이 정신으로 재기를 향한 도전을 계속했다. 일면식도 없는 만도 경영진을 무작정 만나 결국 대리점을 따내 다시 일어서는 발판으로 삼았다.

2001년 대성레미콘 인수 당시 매출의 10%를 이자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현대중공업에 납품하기 위해 매일 같이 당시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실에 전화를 걸었다. 그 어떤 인맥도 없어 무작정 경비실부터 접근했다. 3일째 경비실에 눈도장을 찍던 날 본부장실 직통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이후 본부장 비서와 연결이 닿아 46일 동안 끈질긴 구애에 들어갔다. 마침내 본부장과의 면담을 이끌어 냈고 납품에 성공해 1년 만에 매출을 2배로 끌어 올렸다.

2001년 연간 매출이 50억원대에 그쳤던 대성레미콘은 작년 2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올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두산건설의 레미콘 사업부인 렉스콘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아산은 김 대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이 됐다. 대성레미콘의 사훈도 아산 정신에 근본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정주영 회장님께는 항상 도전정신이란 말이 따라다닌다. 우리도 사훈에 도전이 들어간다”며 “조직 구성원 모두가 참된 마음으로 합심해 도전을 계속하자는 의미로 참합도전을 사훈으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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