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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금천구,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 거버넌스 시대 열린다”

서울 금천구에서는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는 이야기: 주민을 위한 마을기금과 마을민주주의’ 강좌를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주최로 10월과 11월 5회에 걸쳐 진행했다. 지난 11월 10일에는 ‘마을 민주주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독산1동 주민센터에서 유창복 한국마을지원센터협의회 공동대표가 강의를 했다.  이 날 강의를 맡은 유창복 공동대표는 마을민주주의와 공공성 주도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1960년~80년대까지는 계몽적이고 위계적인 통치 방식으로 공공성을 창출했다. 국가가 일사분란하게 불도저처럼 밀어 부쳐 압축적으로 근대화를 해결한 것이다. 권위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으로 하다 보니 기득권화와 양극화가 심화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인권적으로는 후진국이었던 셈이다.

▲유창복 한국마을지원센터협의회 공동대표는 현재의 마을공공성은 생활의 필요에 따른 ‘당사자성’이라고 말한다

1990~2000년은 국가가 주도하는 공공성 방식을 좀 개혁하자는 방향으로 시민단체들이 활동했다. 청년, 노동, 여성, 경제, 복지 등 분야별로 전문화하면서 그만큼 혁신능력을 키웠지만 분과적으로 매몰되는 현상도 있었고 분과간 갈등을 양산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지지는 하지만 참여는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2010년부터 시작한 마을주도 공공성의 가장 큰 특징은 ‘생활하면서 필요에 의해 내 문제가 절실한 사람들이 나선다’는 ‘당사자성’이다.

“마을이란 생활의 필요를 하소연하고 함께 궁리하고 협동하면서 형성되는 이웃들의 관계망입니다. 마을에서 시민들이 협동적 주체로서 함께 문제해결을 시도하죠. 그 가운데서 의견이 안 맞는 사람들끼리 지지고 볶는 일도 생기고요.(웃음) 이는 바로 나와 다름을 수용하는 과정이죠. 나의 필요와 나의 욕망을 이웃의 필요와 욕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확장하면서 이것을 동네 숙원사업으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공공성이 생깁니다.”

공공성의 융합적 재구성과 거버넌스를 생활에서 시민사회로 적용하고 이것을 다시 국가로 연결한다. 마을 공공성이 탄탄하면 이는 시민공공성과 국가공공성으로 이어진다. 마을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재구성하는 셈이다.

이어진 질문과 자유토론 순서에서 위성요 마을지원 활동가는 마을 공동체에서 갈등이 생기면 회피하다가 모임이 깨지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만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배타적 집단화도 볼 수 있는데 그 해소방법에 대해서 질문했다.

유창복 대표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공론화’를 제시했다. 가장 우선하는 공동의 이익, 즉 공공 의제를 공론의 장에서 공개적으로 공유하고 합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거다.

다음 순서는 민건동 금천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센터장이 맡았다. 그는 마을민주주의가 생긴 배경과 지향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생활자치로서 공간적 가치가 붕괴됐다. 도시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과정에서 상호부조와 연대의식이 붕괴됨으로써 취약해진 사회적 복원력이 생활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켰다. 일자리, 교육, 주거, 노후, 의료 등 불안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으며 복지서비스 대상자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마을 민주주의는 이런 사회경제적 위기상황에서 주민 스스로 자치역량을 길러 마을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 질서체계를 말한다.”

▲민건동 금천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센터장이 마을민주주의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민 센터장의 열변이 이어졌다.

“동네에서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문제부터 지역 전체의 이슈가 되는 큼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의 협력적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해당한다. 마을에서 형성한 인적 공간적 네트워크는 공공분야 혁신, 마을미디어, 마을교육, 마을만들기 지원사업 활성화 등을 지원한다. 궁극적으로 마을민주주의의 비전은 참여에서 자치로, 주민의 힘으로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강좌에 참석한 김미선 금천구 마을지원 활동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마을의 흐름도 바뀌는 것을 느낀다. 마을민주주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런 변화를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더 잘 인식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민건동 센터장은 “마을 안에서 벌어지는 공공 의제들을 함께 논의하고 민주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사람 사는 즐거움과 살맛나는 주민주도 공동체 마을’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나는서울시민이다=김혜진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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