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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도 인문학 도보여행과 호남권 관광 활성화 콘퍼런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 기자] 최근 주말을 이용해 남도의 길을 답사여행했다. ‘골목길 근대사’의 저자인 최석호 박사가 안내하는 남도 답사여행이다.

1일차에는 목포를 걸었다. 목포는 조선 최초의 자주적 개항지인 만큼 구도심 5거리 주변에는 개항기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무안통 5거리는 1899년부터 조성돼 목포역과 조선인 마을, 일본인마을, 목포항이 연결된 다섯 길의 교착점이다. 당시 조선인과 일본인이 공존했던 곳이다. 식민지 시절에는 조선인과 일본인의 거주공간이 분리돼 극심한 차별이 있었으나, 이 지역만은 공존할 수 있었다.


유달산 밑 언덕에 자리잡은 일본영사관은 1900년 12월에 완공된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의 2층 붉은 벽돌 건물이다. 일제가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동양척식회사도 보인다. 지금은 근대역사박물관으로 사용돠고 있는 동척 건물은 전국에 9군데 있었지만, 부산과 목포지점만 남아있다.

그리고 조선내화의 이훈동 회장이 평생 모은 그림들이 전시된 성옥기념관. 서울에 간송의 보화각이 있다면 남도에는 성옥기념관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추사예서2곡병, 추사에게 난 치는 법을 배운 대원군 흑란도, 허련의 흑목단8곡병, 허건의 보덕굴과 청전 이상범의 금강산추경도 등 우리 근대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역작들이 대거 전시돼 있다.


바로 옆 이훈동 가옥도 무료로 개방해준다. 굳이 남의 집에 들어가려는 것은 이 집의 엄청난 정원때문이다.1930년대에 지은 이 집에는 무려 113종의 나무가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과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이기도 하다. 정원을 거닐면 이정재 옆에서 고현정이 그네를 타고있는 듯하다.

목포 앞바다가 보이는 곳에는 다순구미마을이 있다. 후미지고 따뜻한 마을이라는 뜻의 이 동네 골목을 거닐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오래돼 낡은 지붕들이 보이지만 오히려 정겹다.

2일차에는 강진의 백련사에서 다산 선생이 유배지에서 제자들과 함께 공부했던 다산초당 가는 길을 걸었다. 천일각에 올라 앞 바다 멀리 흑산도에 있던 형을 그리워했을 다산의 머리속에 그려봤다. 


이어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룬 조선시대 정원인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과 강진다원, 강진청자박물관을 보고, 가우도 출렁다리를 돌아, 마량 놀토 수산시장에서 남도음식을 먹었다.

이처럼 남도길 답사여행은 역사와 문화를 따라 걸으며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기분전환도 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7일에는 이례적으로 전남도와 광주시, 전북도가 함께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호남권 관광 활성화 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해 국내외 관광객의 호남권 공동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남도길 답사여행과 같은 좋은 여행코스를 개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관광지-지역민-내외국 관광객-지역적 특성(정체성) 사이의 연결고리와 관계 정립을 통한 변화를 모색하는, 보다 근본적인 관광자원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의 자리이기도 했다.

이 날 컨퍼런스에서는 호남권 비교우위 관광자원을 연계한 관광콘텐츠 개발을 다각도로 모색해 관광 정책의 영감과 통찰력을 얻는 기회가 됐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의 ‘초연결시대-협업에 길이 있다’와 왕링 중국 광저우(廣州) 중산대 교수의 ‘중국 관광객 한국 여행행태 비교연구’를 주제로 각각 기조강연을 했다.

이어 최석호 레저경영연구소 소장(‘중국 관련 유적 관광자원화와 중국인 관광객 호남 유치‘), 김정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센터장(‘호남권 관광 연계 활성화 방안’),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윤대영 상생본부장(‘아시아 문화 전당 연계 호남권 상생발전 방안‘) 등 3개의 주제 발표와 토론회를 가졌다.

또한 장광루이 중국 사회과학원 관광센터장과 오타니 신타로 일본 한난(阪南)대 국제관광학과 교수 등 2명을 관광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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