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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어나니머스 “해킹해냈다”…‘방패’ IS “멍청이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익명의 국제 해킹 집단인 ‘어나니머스’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집단 ‘IS’가 사이버상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OpParis’라는 이름을 쓰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IS와 관련된 트위터 계정 5500개 이상을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계정은 또 “우리는 IS에 대항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더 나은 해커들이다”고 전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SNS를 통해 징병한다고 주장하는 IS의 병력 공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공격 효과를 보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IS도 사이버전에는 능수능란함을 자랑해온 만큼 심각한 타격은 입히지 못 한 것이다.


어나니머스는 전날 유튜브 등을 통해 대변인을 자처하는 이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채 등장해 “테러리스트들은 엄청난 사이버 공격을 기대하라”며 “전쟁은 선포됐고, 싸울 준비를 하라”고 했다. 파리 테러에 대해 응징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어나니머스는 올 1월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발생 후에도 IS의 선전을 선동하는 사이트의 트위터 계정 목록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방패 입장이 된 IS는 일단 코웃음을 치고 있다. IS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램을 통해 어나니머스를 ‘멍청이’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무엇을 해킹하겠다는 거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징병 홍보는 모를까, 은밀히 진행할 테러 모의와 관련된 사안들을 뻔히 일반에 공개되는 트위터로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IS는 테러 모의와 대원 모집 등에 정보당국의 감시와 추적이 소홀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PS4)’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S4 보이스 채팅은 스마트폰이나 IP기반 채팅에 비해 감시하기 어렵다는 게 외신에 밝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IS는 또한 암호화된 매신저앱을 활용해 조직원간 의사를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정보기관조차도 해킹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킥(Kik), 슈어스팟(Surespot), 위커(Wickr), 텔레그램(Telegram)과 같은 매신저앱이 그렇다. 특히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서버에서 메시지 내용이 자동삭제되도록 한 서비스도 있어 증거를 찾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그렇다면 어나니머스는 IS의 테러리스트들의 소위 ‘신상을 터는’ 방식으로 작전을 우회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영화 미션임파서블처럼 IS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조직원 정보를 빼낸다면 IS 가담원과 해외 첩보원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IS가 무기 구입과 조직 운영 등에 사용하는 금융사 등도 어나니머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제3자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범죄행위지만, 어나니머스는 항상 정의만을 위해 움직이는 집단은 아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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