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명인이 사랑한 와인](12)교황과 이건희 회장의 ‘보카스텔, 샤또네프 뒤 파프’
realfoods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와인 만큼 오피니언 리더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도 드물다. 와인은 이름부터 길고 어려운 데다가 종류도 수십, 수만가지에 달하다 보니 어떤 와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오피니언 리더가 선택한 와인이라고 하면 금새 인기가 치솟고 판매량이 껑충 뛴다.

한국에서 와인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리더는 바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다. 이건희 회장은 워낙 와인 보는 안목이 뛰어나며 조예 깊은 와인 애호가로 유명해 지금까지 그가 행사 때 선정한 와인들은 모두 판매량이 몇배 이상 껑충 뛰어오르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13년 1월 이 회장의 생일 만찬에 올랐던 ‘보카스텔, 샤또네프 뒤 파프’도 예외가아니다. 2013년은 특히 삼성전자의 ‘신경영 선포 20주년’ 기념의 해로, 이건희 회장은 특별한 의미를 담은 와인들을 선정했다. 메인 요리와 함께 소개된 와인이 바로 ‘보카스텔 샤또네프 뒤 파프’ 2009년 산이었다. 보카스텔은 13가지 포도품종을 사용해 샤또네프 뒤 파프를 만드는 유일한 와이너리로, 무베드로 비율이 높은 가장 독특한 샤또네프 뒤 파프의 생산자로 알려져 있다.

이건희 회장은 ‘화합’의 의미를 담아 이 와인을 건배주로 선택했다고 전해졌다. 이 와인은 당시 ‘이건희 와인’으로 선정되면서 판매량이 4배 이상 껑충 뛰어오르며 잠시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고 수입사인 신동와인 측은 설명했다.

프랑스 남부 론 지역에서 생산된 레드 와인인 ‘보카스텔, 샤또네프 뒤 파프’는 교황이 아비뇽 유수 시절 인근 마을 사람들이 교황을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또네프 뒤 파프’라는 이름도 ‘교황의 새로운 성(城)’이라는 뜻이다.

이 와인은 붉은 과일 향과 허브 및 향신료 향이 강렬하면서도 동시에 섬세하며 부드러운 질감과 잠재된 파워가 긴 여운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와인 평론지인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로부터 96점을 받으며 ‘소장할 만한(Collectible) 와인’으로 뽑혔다. 2010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8위에도 올랐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는 매년 높은 점수를 주고 있으며, 최근 출시된 2012년 빈티지의 경우 96점의 점수를 받았다. 


▶보카스텔 와이너리는?

보카스텔은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샤또네프 뒤 파프의 생산자로 손꼽힌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그가 발행하는 와인전문지인 와인 애드보케이트 (The Wine Advocate)에 “보카스텔이 남론 지역의 가장 오래된 레드와인 생산자라는 사실 이외에 또한 중요한 것은 론 밸리에서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샤또네프 뒤 파프(Châteauneuf du Pape) 생산자라는 것이다”라고 얘기한 바 있다.

보카스텔을 소유하고 있는 페랑(Perrin) 가문은 100년이 넘도록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와인 명가이다. 페랑 가문은 전통적인 포도 품종을 모두 재배하는 고집스러움과 현대적인 양조 방법, 유기농 재배를 결합한 와인으로 남부 론을 대표하고 있다. 현 오너는 2014년도 와인상의 노벨상과 같은 ‘디캔터’(Decanter) ‘올해의 인물’(Man of the Year)에 선정된 바 있다.

페랑 가문은 또한 산화방지제를 넣지 않고 독특하게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기농으로 키워 놓고 정작 와인을 병에 담을 때 화학첨가물을 넣으면 안된다는 지론때문이다. 이를 위해 1945년부터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연구소와 제휴, 와인이 산화되는 원인이 와인 속의 효소 ‘엔자임’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또 포도를 특정 온도에서 짧은 시간 가열하면 이 엔자임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1951년 포도를 으깨기 전 약 90초간 섭씨 80도의 뜨거운 파이프를 통과시키는 기술로 특허를 받았으며, 1959년부터는 모든 제품에 이 공법을 적용해 산화방지제를 넣지 않는다.

보통은 산화방지제로 이산화황(SO2)을 사용한다. 간혹 이산화황을 지나치게 많이 넣은 저가의 와인에선 와인을 따자마자 이산화황 냄새가 확 풍겨 나오기도 한다. 이 이산화황은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물론, 소량의 이산화황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와인이 발효가 되면 자체적으로 이산화황(SO2)이 발생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카스텔은 자연 발생되는 이산화황을 제외하고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은 와인을 만들고 있다. 


▶ 찰떡 궁합 음식은 ‘양고기 스테이크’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과 스테이크는 궁합이 잘 맞는다. 스테이크 중에서도 쇠고기 스테이크의 경우, 프랑스의 보르도 메독 지역 와인이나 미국 나파밸리 레드 와인과 훌륭한 조화를 보여준다.

이 두 지역보다 좀 더 동물적인 향과 흙 냄새, 가죽 향, 스모키한 향이 느껴지는 보카스텔 샤또네프 뒤 파프는 양고기 스테이크와 최상의 조합을 보여준다. 특히 양고기에서 나는 쿰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냄새가 이 와인의 풍미와 만났을 때 최상의 기분 좋은 향과 맛으로 바꿔 준다.

이 와인의 허브 향과 스파이시한 향은 허브와 후추를 곁들인 양고기 스테이크의 풍미를 감싸 안으며 잘 어우러져 환상의 콤비를 보여준다. 블랙 베리 같은 검은 과일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양고기에 천상의 향신료를 더한 듯한 풍미를 이끌어준다. 피니시는 실크 같이 부드러운 질감이 이어져 양고기의 질감을 더욱 부드럽고 매끄럽게 느끼게 해준다. 잠재된 파워가 긴 여운을 이끌어 입안에서 오래도록 와인과 고기의 맛있는 육즙과 향, 풍미가 남아 있다. 

[사진제공=신동와인]

▶ 보카스텔, 샤또네프 뒤 파프(Beaucastel, Chateauneuf de Pape)

○원산지 : 프랑스 남론
○종류 : 레드 와인
○품종 : 무베드로(Mourvedre) 30%, 그레나쉬(Grenache) 30%, 시라(Syrah) 10%, 생쏘(Cinsault) 5%, 기타 25%
○적정 음용온도 : 15-20℃

/yeonjoo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