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바이오 신약, 新성장엔진 가능성 입증한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프랑스 다국적회사인 사노피아벤티스와 자체 개발한 당뇨 신약 기술을 39억유로(약 4조8300억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그 규모와 의미, 기술적 측면에서 우리 제약사(史)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우선 규모면에서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한미약품은 일단 계약금 4억 유로를 받고 앞으로 허가와 상업화 등 단계별로 35억 유로를 받게 된다. 또 제품이 출시되면 판매금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따로 챙긴다고 한다. 15조원 가량인 우리 제약시장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를 일거에 거둬들인 셈이다.

고부가가치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한미약품 역시 2000년대 초반까지는 국내 대부분 제약회사들처럼 복제약 제조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그런 안이한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10년전부터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고 한다. R&D 투자에 대한 발상도 달랐다. 이 회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3%로 다른 상위권 제약사들의 5%를 훨씬 웃돌았다. 그동안 8000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연구개발을 독려한 결과가 결실을 본 것이다.

특히 퀀텀프로젝트로 명명된 신약 기술은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매일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제를 1주일로 늘린 것을 비롯해 한달에 한번만 투여해도 되는 기술도 개발했다. 투약 편의성과 효능이 기존 치료제에 비해 대폭 개선된 것으로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이 갚은 관심을 표명해 왔다. 사노피아벤티스 역시 세계적인 당뇨병 치료제 개발회사지만 한미약품 신기술의 가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신약에 대한 특허보호 기간이 늘어나는 추세라 그 결과가 더 값지다. 이제 한미약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으며 국내 제약업계에도 큰 자극제가 될 것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만 벌써 세번째 ‘대박’을 터트렸다. 3월에는 7억달러 규모의 표적항암치료제를 수출했고, 7월에는 독일 베링거잉겔하임에 7억3000만달러짜리 폐암 치료제 계약을 성사시켰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약업계 뿐 아니라 우리 산업계 전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장 돈벌이가 되지 않더라도 미래 수종을 개발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이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3대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른 업종과 관련 기업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