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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기능올림픽 우승 견인…현대차 서정우·김정수 기사
“외국선수들 심한 견제에 오기 생겼죠”

완벽하다 생각한 순간 에러 메시지
그 경험 덕분에 점검하는 습관생겨


21살 동갑내기 두 청년이 세계를 호령했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 남부서비스센터 국내서비스기술교육팀 서정우<사진 왼쪽>, 김정수 기사. 이들은 자동차 관련 전통의 명문, 경북 경주 신라공고에서 정비와 수리를 각각 전공한 한국의 젊은이들이다.

서 기사는 지난 8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43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정비 분야에서 금메달을, 김 기사는 차체 수리 분야에서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서 기사는 60개국에서 출전한 1200여명의 선수 중 오직 한명에게만 주어지는 ‘알베르트비달상’(대회 MVP)을 받았다. 이들의 활약으로 한국은 통산 19번째 통합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고교 졸업 후 지난해 3월 현대차에 입사한 이들은 기능올림픽대회에 올인했다. 서 기사는 “대회에 어떤 차량이 나올지 3개월 전에 정해진다”고 했다. 두 청년은 많은 차량을 고장내서 다시 고치고, 찌그러뜨리고 다시 펴고를 수없이 반복했다.

“대회는 엔진 분해 후 조립을 비롯해 변속기, 제동ㆍ조향 장치, 시동장치, 전기장치 등 5개 분야에서 같은 고장을 낸 뒤 3시간 안에 고치는 겁니다.” 서 기사의 말이다. 하나의 과제를 마치면, 다음 과제로 넘어가고 그 사이 심사위원이 평가하는 방식이다.

김 기사가 출전한 종목은 차체를 찌그려뜨려 엔진룸에 손상을 입힌 뒤 이 부위를 새 부품으로 교체하고, 교환하지 않는 부위의 손상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차체 정렬과 리어 펜더 교체 등의 과제도 소화해야 한다.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그들이 시상대에 오르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다. 국내 시도 대회에서 3위 안에 입상해야 전국대회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전국대회에서 1, 2등을 해야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브라질 대회는 실전인만큼 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이어졌다. 서 기사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컴퓨터에 에러 메시지가 뜨는 거에요.” 마음이 다급해졌다. 손놀림이 빨라졌지만, 연습 때 같지 않다.

김 기사는 “한국에 대한 견제가 매우 심했어요. 특수 공구는 선수들끼리 서로 돌려가면서 쓰는데, 외국 선수들이 먼저 쓰고 주지 않으려고 시간을 끌기도 했어요”라고 토로했다. “둘째날까지 시합을 망쳤는데,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꼼꼼하게 점점하는 습관이 생겼어요”라고 기억했다.

회사도 그들에게 큰 힘이 됐다. 자력으로 세계대회에 출전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 정보를 수집하고, 경쟁상대국을 파악하고, 물적지원 아끼지 않는 회사는 그들에게 버팀목이 됐다.

세계를 제패한 젊은 경상도 사나이들은 이제 곧 실전에 뛰어든다. 그동안 대회에 매진했던 이들은 한숨 돌리면서 직장 선후배와 친분을 쌓고, 자신의 기술을 사회에 돌려줄 준비를 끝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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