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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디자인포럼2015]‘현대카드 서체’의 주역 밥반데리 인터뷰...“한국 브랜드, 상투적 마케팅 벗어던져라”
디자인 플랫폼, 창조와 융합으로 가치를 더하다
현대카드의 ‘유앤아이’ 서체는 2003년 처음 등장했을 당시 ‘혁명’으로 불렸다. 기업이 전용 서체를 만들어,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글로벌 브랜드디자인 회사 ‘토탈아이덴티티’의 대표 밥반데리(Bob vander lee)는 이 혁명의 주역이다. 그가 이끄는 토탈아이덴티티가 유앤아이 영문 서체를 만들었고 이는 한글 서체의 토대가 됐다. 그는 브랜드 디자인의 핵심은 ‘이미지’가 아닌 ‘정체성(identity)’이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문화, 태도, 또 고객의 경험 등이 모두 합쳐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오는 10일 ‘헤럴드디자인포럼2015’에 연사로 나서는 그와 이메일로 먼저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브랜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브랜드의 피상적인 이미지만을 다듬는 것은 ‘거짓(fake)’이다. 브랜드라는 것은 투명하고, 진실이어야 하며, 본질(core inside)에서부터 나와야 하는 것이다. 즉 정체성(identity)이다. 작업을 할 때마다 브랜드가 무엇에 대한 것이며, 목적은 무엇이고, 회사나 기관의 DNA나 이야기가 그들의 본질을 어떻게 나타내야하며, 고객들의 마음에 그 의미가 와닿기 위해서는 어떠한 연결고리를 통해야하는지를 늘 고민한다. 이러한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며 상징적인 브랜드를 만든다.

-한국의 ‘브랜드 디자인’ 산업을 평가한다면?

▶디자인과 브랜딩(Branding)은 구분돼야한다. 삼성, 현대같은 기업들은 제품이나 기업 디자인은 크게 발전했지만 브랜딩 부분에서는 아직 뒤처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판단을 하는 것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일단 목적이 ‘판매’에만 방점이 찍혀있다. 제품이 갖고 있는 이야기보다 특징에 중점을 둔 설명서를 많이 봤다. 정체성에 전혀 집중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스토리보다는 제품 특징에 중점을 둔 설명서를 많이 보았다. 또 (브랜딩을 하면서도) 여전히 품질, 신뢰, 전문성에 관련된 문구들이 많다. 그런 것은 ‘마케팅 클리쉐(cliche)’에 불과하다. 브랜드 특이성에 어떠한 가치도 더할 수 없다. 

현대카드 서체의 주역 밥반데리와 현대카드 프로젝트. [사진제공=토탈아이덴티티]

-정부 기관의 브랜딩 작업도 한 바 있다. 한국을 브랜딩한다면 어떻게 하겠나?

▶한국의 풍부한 문화 유산에 미래 지향적인 첨단 기술이 더해져 강렬한 ‘패러독스’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인은 자신들의 DNA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 수많은 보고회에서 거대 한국자동차 회사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유럽 제품의 외장, 느낌을 갖기 원하는데 이해할 수 없다. 당신이 아닌 것이 왜 되고 싶은가. 한국의 유산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으면서 (한국을) 세계에 말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브랜드 그 자체로 제공할 것이 무궁무진하다. 왜 당신들만 못보고 있는가.

-토탈아이덴티티의 앞으로 비전은?

▶시장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도구와 기술의 민주화로 인해 누구나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우리가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을 개혁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도 역시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 사명을 토탈아이덴티티로 바꾼지도 15년이 됐다. 이제 우리는 디자인, 마케팅, 기술이 연결된 창조적 컨설팅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것이 시장 안에서 유일무이한 기업을 만드는 생각이자, 우리의 비전인 ‘Fit for the Future’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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