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스치고 그립고 의미로운 무언가에 몸이 반응하기 시작할 때 마음을 적셔주는 책을 저자와 함께 읽고 따뜻한 느낌을 나누는 공간은 바로 힐링의 장소가 된다.
소리내어 읽기는 시각과 청각, 근육을 통한 중층적 감각의 협응과 자극으로 몸에 활력을 줄 뿐 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의 낭독은 공감과 연대감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게 전문가들의 애기다.
본격적인 낭독의 계절을 맞아 곳곳에서 읽는 북콘서트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책 읽기 뿐 아니라, 작가의 강연, 가수의 공연, 연극, 무용 등 책을 매개로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돼 볼거리가 적잖다.
우선 대산문화재단은 수요낭독공감의 특별 기획 행사로 ‘시월애 북콘서트’를 10월30일 오후7시 광화문교보빌딩 23층 교보컨벤션홀에서 연다.
매주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 낭독회 행사인 수요낭독공감에 더해 추가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가을에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를 주제로 미니 강연과 대담, 시 낭독, 밴드 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가수 김정균의 오프닝 공연으로 시작하는 낭독공감 북콘서트는 △1부 정호승 시인의 미니 강연 “나의 가을, 가을 시” △2부 정호승 시인, 정여울 작가, 허희 평론가가 함께하는 대담 및 시 낭독회 △3부 가수 김정균의 무대로 진행된다.
소설가 40여명으로 구성된 모임, 문학비단길은 오는 11월2일 오후6시 30분 혜화동 게릴라극장에서 문학콘서트를 연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문학콘서트는 기존의 틀에 박힌 형식보다 연극(상황극),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예술장르로 소설과 시를 표현하는 새로운 낭독형식으로 꾸며진다.
이번 2015년 콘서트의 프로그램은 소설가 구효서의 단편소설 ‘소금가마니’와 이평재의 장편소설 ‘엉겅퀴 칸타타’가 연희단거리패(이윤택 연출)에 의해 연극으로 꾸며진다. 또한 소설가 한지수의 작품이 오마르 베니실라 수비타르(모로코)의 음악과 함께 공연되고, 초대작가인 시인 강은교의 작품이 셀린 바케(프랑스)의 현대무용과 함께 낭독된다. 주제 강연은 평론가 권성우(숙명여대 국문과 교수)가 맡았다. 그 외 김주현, 안영실, 유연희, 이순임, 정승재, 허택 소설가의 밑줄 긋기 릴레이 낭독이 펼쳐진다.
객석과 함께 하는 어울림의 시간도 준비되어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다과와 음료 외에 행운번호 추첨, 즉석백일장, 낭독의 발견 등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저자 사인북, 공연 티켓 등 다양한 문학 나눔 경품을 제공한다. 다른 공연이나 콘서트가 가진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관객들은 콘서트 내내 사진을 찍고 동영상 촬영을 하고, 다과를 먹으며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관객에게는 콘서트 입장료 대신 책(헌책포함)을 받는다.
희곡을 낭독하는 무대도 있다. 대한민국예술원(회장 유종호, 이하 예술원)이 11월 3일 오후 3시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여는 ‘제3회 대한민국예술원 고전연극 낭독 공연’.
이번 낭독 공연에는 예술원의 회원이었던 극작가 동랑 유치진 ‘토막’과 동랑의 제자인 함세덕 극작가의 ‘동승’ 두 작품이 올라간다.
‘토막’은 1920년대 가난에 허덕이는 소작농의 참상을 통해 어두운 식민지의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낸 작품으로 유치진 극작가의 첫 희곡이자 극예술연구회의 첫 창작극이다.
‘동승’은 깊숙하고 고요한 산과 골짜기에 있는 작은 절을 배경으로 나이 어린 승려가 속세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욕망과 사랑, 이별, 꿈 등을 그린 낭만주의적 작품으로서 함세덕 극작가의 희곡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연되는 ‘동승’은 예술원 김정옥, 임영웅 회원이 공동으로 연출을 맡았으며, 박정자, 오현경 회원과 박웅, 주재희 등 연극인들이 작품에 함께 출연한다. ‘토막’은 국립극장에서 공연했던 단원들이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선착순으로 무료입장할 수 있으며, 공연 대본도 무료로 제공한다.
/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