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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얼굴, 그릴 전쟁]10년의 성형끝에... 현대차 ‘우아’… 기아차 ‘역동적’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자동차의 첫인상을 좌우하는건 그릴이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이다. 첫 눈에 가장 잘 보이는 전면부의 핵심 디자인인만큼 차 전체 이미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몇몇 브랜드는 새로운 변화를 꾀할 때 그릴 디자인을 매만진다. 그만큼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는 요소지만, 그릴을 바꾸는건 얼굴을 고치는 것과 마찬가지라 큰 결심이 필요하다.

그릴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줄임말이다. 엔진룸 내 라디에이터의 냉각에 필요한 공기를 흡입하는 통풍구다. 원래 라디에이터를 가리기 위한 목적의 장치인데, 차의 얼굴을 책임지는 디자인으로 자리잡았다.

현대차의 헥사고날 그릴. 신형 제네시스.

몇몇 브랜드는 그릴 디자인 변화로 브랜드 이미지나 위상 변화까지 노린다. 명품이 인정받는 것은 상품에 덧입혀진 고급 이미지 덕분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톱 5 브랜드에서 보다 상위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중적인 차를 생산하는 브랜드로 입지가 구축된 가운데, 고급 차종으로 확장하려면 제품 그 이상의 브랜드 이미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호랑이코 그릴. 신형 K5.

현대기아차는 최근 10년간 전면부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를 상징하는 ‘육각형(헥사고날) 그릴’, 기아차를 뜻하는 ‘호랑이 코 그릴’이 차에 최종 이미지를 덧씌우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점잖고 우아하며 기아차는 활기차고 역동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톱5에서 점프하려면 상품 말고도 브랜드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그릴 디자인도 패밀리룩 등 브랜드 정체성 강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신형 투싼.

현대차는 소형ㆍ준중형ㆍSUV 차량은 기본 육각형 그릴, 중형ㆍ대형 차량은 윗 부분이 조금 더 넓은 ‘윙 타입’ 육각형 그릴을 적용해 차별화하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는 육각형 구조를 제네시스의 고급 이미지에 걸맞게 잘 다듬은 디자인으로 꼽힌다. 올 연말 출시되는 신형 에쿠스에도 이와 같은 형태의 그릴이 도입될 예정이다.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기아차는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 영입 이후 그릴에 대변화를 줘 성공한 케이스다. 2008년 6월 출시한 로체 이노베이션부터 일명 호랑이 코 그릴 적용됐다. 이전에 기아 그릴은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 호랑이 코 그릴로 기아차임을 구분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리지만, 적어도 브랜드 각인 효과는 뚜렷하다는 평가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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