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EO 칼럼-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기회의 땅 중동시장, 알고 덤벼라
중동은 지금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산업다변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제조업과 내수기반 확충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란 제재가 해소되면서 ‘제2의 중동붐’이라고 할 만큼 매력적인 기회가 펼쳐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중동시장은 인프라와 정유설비 등 대형 프로젝트 사업비중이 높아 대기업의 독무대였다. 앞으로 제조업과 더불어 소비가 활성화되면 산업재와 소비재 수요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 우리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시장이다.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은 중동 주요 4개국 순방으로 원전 및 에너지 이외에 의료, 식품 등 다양한 분야 협력의 길을 열었다. 6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에서 중동국가들은 지속성장을 위해 벤처창업과 중소기업 육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대기업이 물량공세로 자국시장을 쓸어가기 보다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현지 기업들과 협력하며 뿌리를 내리기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동시장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만 보고 섣불리 들어가선 안 된다. 중동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문화적 특수성이 강하고 진입장벽이 높으며,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도 심하다. 전문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진출 때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은 셈이다.

먼저 그들의 종교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들에게 이슬람교는 단순한 신앙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다. 대부분 ‘정교일치제’를 채택하고 있어 신과 율법은 생활 지침이자 규범인 셈이다. 따라서 먼저 이슬람교에 대해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 종교, 문화적인 접근을 통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사업 해나가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중동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중동은 여전히 화약고와 같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분쟁, 수니파와 시아파의 교리분쟁, IS의 테러위험 등이 끊이지 않는다. 또 메르스같은 전염병, 부동산거품 등 위험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기회를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견뎌내고 버틸 줄 알아야 한다. 중동에 법인을 설립해 정상적인 업무를 시작하는데 보통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비자발급수수료, 라이센스수수료 등 각종 행정수수료는 비싼데다 서비스가 친절하지도 신속하지도 않다. 또한 중동국가들이 갖고 있는 ‘스폰서제도’라는 독특한 시스템도 처음 맞닥뜨린 이를 곤혹스럽게 한다. 이 제도는 외국인이 회사를 설립할 때 반드시 자국민을 스폰서(한마디로 상전)로 지정하게 하는 것이다. 스폰서에게 51% 이상의 지분율을 제공하거나 수수료 명목으로 일정액의 보수를 제공해야 한다. 이렇듯 중동은 법인세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예상치 못한 숨은 비용과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가능성만 보고 중동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에는 큰 위험요인이다.

코트라, 증소기업진흥공단 등 지원기관을 활용하면 된다. 특히, 중진공 수출인큐베이터가 있는 두바이는 중동의 중심이며 가장 개방적인 곳이다. 두바이 프리존(Free Zone)에 위치해 사업자등록을 내거나 현지인 스폰서를 두지 않고도 현지 에이전트와 협력망 구축이 가능하다. 현재 중동에서 면도기 면도날 판매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도루코’도 중진공 두바이 수출인큐베이터 졸업 기업이다. 플랜트 설비업체인 ‘스페코’라는 현 입주기업은 지난 한 해 중동에서만 130억원이 넘는 수출액을 기록했다.

기회와 리스크의 땅 중동, 알고 덤비면 열지 못할 것도 없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