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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보다/ 고두현 지음/ 민음사
“목이 긴 호리병 속에서 수천 년 기다린 것이/지붕 위로 잠깐 솟았다 사라지던 것이/푸른 밤 별똥별 무리처럼 빛나는 것이//오, 은하의 물결에서 막 솟아오르는/너의 눈부신 뒷모습이라니” ‘달의 뒷면을 보다’)

‘시 전도사’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서정시인 고두현의 세번째 시집 ‘달의 뒷면을 보다’(민음사)가 나왔다.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이후 10년만이다. 시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남해사람이 이번 시집에도 진하게 담겼다. ‘바래길 연가’라는 부제가 붙은 남해 시 연작은 시인이 일상을 모두 내려놓고 남해로 달려가 남해 특유의 느긋한 포근한 시공간에서 완성한 시. 섬노래길, 앵강다숲길, 화전별곡길, 구운몽길 등 남해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의 화자는 남해의 고향 집과 숲, 산과 들에 붙들려 있다. 그는 바람과 풀과 해와 달이 불러오는 기억의 환기를 억지로 밀어내지 않는다. 그것들이 몸을 통과해 오고 가는대로 맡기며 몸에 일으킨 미묘한 파장을 순하게 노래한다. 총 69편의 시로 구성된 시집은 이전보다 더 맑고 고요하고 간결해진 느낌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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