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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자 화백 이젠 천상에서 그림을…
대표 여류화가 향년 91세 별세…“작품값 천정부지 오를것” 촉각
한국 대표 여류화가 천경자 화백이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10년간 생사 여부가 미스터리에 싸여 있던 천 화백이 최소 두달 전 사망했다는 소식이 확인되면서 어떤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또 미술계에서는 사후 그의 작품 가격이 얼만큼 뛰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경자는 철저하고 괴팍했던 사람”=천 화백의 아들을 잘 아는 미술계 인사는 천 화백을 “한번 미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정도로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천 화백이 홍익대 교수 시절 당시 제자였던 고(故) 송수남 화백에게 졸업 가능한 점수(60)보다 1점이 낮은 59점을 줘 낙제시켰다. 이후 송 화백이 천 화백을 옆에서 모시면서 잘못을 빌고 그래서 겨우 60점을 넘기고 졸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천 화백의 이런 성정은 1991년 위작 논란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하 국현)에 나왔던 ‘미인도’ 작품을 가짜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생전에 신작이 나오고 전시가 열리면 장ㆍ차관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에게 그림이나 화집을 종종 선물하기도 했는데, 미인도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줬던 작품이었던 것. 그는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을 우려한 천 화백이 스스로 나서 내 그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을 것”이라며 “작가로서 수치스런 일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경자 화백(왼쪽)과 올해 7월 K옥션에서 8억6000만원에 낙찰된 천 화백의 1989년작 ‘막(幕)은 내리고’.

▶“한국적 정서보다 글로벌한 화풍…그림값 더 오를 것”=천 화백의 작품 가격은 이미 수억원을 호가한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천 화백은 올해 7~9월까지 미술경매시장에서 15억9075만원 어치가 판매되며 김환기 화백(39억7410만원)에 이어 낙찰총액 2위를 기록했다.

미술계에서는 천 화백 작품이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술계 한 인사는 “천 화백이 작품 수도 적은데다 관리가 워낙 철저하고 한 점도 허투루 내놓거나 팔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 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에서 공부한 천 화백이 고야나 피카소처럼 이국적 화풍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해외 컬렉터들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중견 채색화가는 “천 화백은 신기(神旗)로 보일 정도로 작품에 몰입하고 심취했다. 진채(眞彩)에 있어서는 천 화백이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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