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천경자는 두 달 전 미국 뉴욕에 위치한 맨해튼의 자택에서 별세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천경자의 사망 소식은 지난 해부터 있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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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천경자의 사망 소식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경황이 없었다. 어머니와 나 모두가 생사 논란, 위작 논란에 마음 고생을 겪은 터라 크게 알리지 않았던 것”이라며 “유골이 안치된 곳은 언젠가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천경자는 지난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사건’에 얽히며 절필선언을 하고 미국으로 홀연히 떠났다.
‘미인도 위작 사건’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미인도’는 어깨에 나비가 앉은 여성 인물화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에 포함됐다.
이 작품의 아트 포스터(복제품)를 본 친지에게서 “복제품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천경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과 복제품을 검토해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측은 ‘진품’을 주장했고, 감정의뢰 결과 한국화랑협회에서는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다.
천경자는 당시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며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 채 가짜를 진품으로 오도하는 화단 풍토에선 창작행위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붓을 놓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직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천경자는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지고서 미국에 있는 큰딸 이 씨의 집에 머물며 8년 동안 외부와 차단된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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