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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조보다 낫다…몸값 불리는 시리즈물량(브랜드 후속 단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수도권 신도시에서 분양을 진행하고 있거나 분양을 앞둔 ‘시리즈 분양단지’의 분양가가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었던 2010년 전후에는 후속 단지의 분양가가 오히려 떨어지기도 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지금 시장상황이 그만큼 좋다는 방증이다.

시리즈 아파트는 건설사가 한 지역에서 처음 선보인 아파트에 이어서 2차, 3차 등 같은 브랜드의 ‘속편 단지’를 내놓는 것을 말한다. 영화로 따지면 원조 ‘미션 임파서블’에 이어 미션 임파서블2, 3, 4, 5편이 나오고, 원조보다 후속탄이 더 인기가 있는 식이다.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되는 건설사들의 시리즈 분양 단지들의 분양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분양 부담이 사라졌고 저금리와 청약제도 개편 등의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사진은 최근 경기도 김포시에서 분양을 시작한 한 시리즈 단지의 견본주택 모습.

후속 물량은 주로 신도시에 택지를 대거 사들여 시리즈 단지를 조성한다. 분양 노하우와 청약자ㆍ시장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주택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중견건설사들에겐 자사 브랜드 타운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러면서 최근엔 단순히 1차, 2차를 붙이지 않고 단지마다 펫네임(별칭)을 붙여 구분하기도 한다. 중흥토건이 세종시에 공급하는 자사 시리즈 아파트에 ‘에코시티’(9차), ‘센텀시티’(10차), ‘에듀퍼스트’(11차) 같은 별칭을 붙인 것이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것은 올해 분양시장에선 후속 단지 공급이 이어질수록 분양가격도 늘어나는 흐름이 목격된다는 점이다.

지난 16일 경기도 화성에서 견본주택을 연 ‘동탄2신도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4차’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009만원 수준에 책정됐다. 지난해 5월 공급된 1차 단지의 분양가는 918만원이었다.

역시 동탄2신도시에서만 여섯 차례 공급된 반도건설의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시리즈는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 사이에 3.3㎡당 평균분양가가 918만원(3차)→1105만원(4차)→1194만원(5차)→ 1177만원(6차)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신도시 내 위치에 따라 분양가 책정의 차이는 있을 수 있고,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상승세는 분명히 존재해 보인다.

김포에 조성 중인 한강신도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반도건설이 이달 초 분양을 개시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5차’의 평균 분양가는 1050만원으로 지난봄에 분양시장에 나왔던 4차(1024만원)와 3차(1016만원) 분양가보다 높다.

김포와 화성시는 나란히 분양가 1000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김포에서 올 1~9월 사이 청약을 마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08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6만원)에 비해 27.9% 올랐다. 동탄2신도시를 품고 있는 화성시는 지난해 979만원에서 올해 1043만원으로 6.5% 가량 올랐다.

2010년을 전후로 화성이나 김포, 용인에서 공급됐던 시리즈 분양 아파트는 오히려 분양가가 내리막길을 걷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부동산 시장까지 미치면서 팔리지 않은 물량이 늘어나 건설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공급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그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의 분양시장은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김포의 경우 2008년 즈음에 이미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미분양 적체, 거래 둔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3년에 800만원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며 “지난해부터 저금리, 청약제도 개편 등 호재가 겹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가를 높일 수 있는 자신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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