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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이명옥] 미술관 전문성도 공유경제로
요즘 필자는 창조경제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공유경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를 주도하는 공유경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공유경제는 크게 집, 주차장, 사무실 등을 공유하는 ‘공간공유’, 자동차, 책, 옷, 장난감, 공구 등을 공유하는 ‘제품공유’, 지식, 아이디어, 재능, 경험 등을 공유하는 ‘무형자원공유’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글로벌 공유경제의 대표적 사례로 개인의 집이나 방을 빌려 사용할 수 있는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엔비(Airbnb), 개인 자동차를 빌려 탈 수 있는 회원제 차량공유 서비스인 ‘집카(Zipcar)를 들 수 있다.

미술관장인 필자가 혁신적 비즈니스로 주목받는 공유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무형자원공유’에 해당되는 미술관의 전문성도 공유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는 검증된 사립미술관의 기획전이 종료된 이후 지역의 문화시설로 옮겨져 전시되는 큐레이팅 공유다. 재정상태가 어려운 사립미술관은 기획료를 받을 수 있고 전시콘텐츠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지역문화시설은 적은 전시비용으로 수준 높은 전시를 개최할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2014년 집계기준, 국내 등록 미술관은 총 202개, 이 중 사립미술관이 139개로 가장 많다.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미술관은 국공립미술관 전시나 블록버스터 전시를 능가하는 기획력이 돋보이는 기획전도 다수 개최하고 있다.

특히 자체 기획력을 갖춘 서울의 사립미술관들은 차별화된 주제와 관객친화적인 큐레이팅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사례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전시베테랑 학예사들이 야심차게 기획한 전시회는 길게는 수개월 짧게는 1개월 안에 종료되는 실정이다.

반면 2015년 집계기준, 전국의 문예회관은 232개, 문화원은 229개나 되지만 전시콘텐츠 및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특히 시각예술 전시 분야는 가장 취약한 실정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일 의원은 “예술 활동의 서울 집중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지방의 예술 활동 수준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시공유는 2014년 5월~12월(8개월) 한시적으로 시도된 적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민의 미술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우수 사립미술관 전시프로그램을 선정, 문예회관에 매칭하는 <2014년 지역 문예회관 전시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었다. 국내 시각예술 활성화 및 중앙과 지역의 문화적 편차를 줄일 수 있는 전시공유 사업은 지속되어야 한다. 미술관의 전문성인 전시큐레이팅, 전시디스플레이, 보존수복, 교육프로그램, 아카이브 등도 공유경제의 새로운 모델이 되는 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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