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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김태호] 터키가 뜨겁다
얼마 전 시리아를 탈출한 세 살배기 어린아이가 터키의 유명 휴양지 해변에서 발견됐다.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돼 일부 EU 국가들이 시리아 난민에 대해 국경을 여는 신호탄이 됐다.

시리아 내전 후 지금까지 터키는 유엔난민기구 공식통계로 약 120~150만 명의 난민을 수용했고, 터키 자체 집계로는 2백만 명 이상이 넘는다. 오스만 제국의 후예다운 통 큰 횡보다.

문제는 난민캠프 수용 능력의 한계로 난민들이 각지에서 구걸하고 다니며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터키가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IS와 PKK(쿠르드 반군)에 대해 동시 타격을 하기도 하며, 터키 군인과 경찰이 테러로 인해 여전히 사상자가 나고 있다. 경제 역시 연초 대비 리라화 환율이 달러화에 대해 거의 30% 이상 하락했다. 수입상들이 수입보다는 재고로 버티고 있으며, 일부 공장은 수시로 폐업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과 인프라 능력을 터키에 활발히 전수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터널은 관통됐고, 최고 난도의 교량도 우리 손으로 거의 연결했다. 지하철, 탱크, 전투기 등도 만들어 주고 기술도 전수 중이다. 휴대폰, TV, 에어컨 등 가전은 국산의 전성시대다. 온라인 쇼핑몰도 한국의 노하우를 접목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중국, 일본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올해 러시아를 제치고 터키의 최대수입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원유와 가스 가격이 내려가는 사이 중국은 가격을 무기로 한 공산품을 터키시장에 마구 쏟아내고 있다.

또한, 올해 세계 최대의 자산을 갖춘 중국공상은행이 터키 은행을 인수할 정도로 중국의 거대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본도 호시탐탐 FTA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에게 뒤진 FTA 효과를 기대해 보겠다는 심산이다. 터키에 진출한 미쓰비시 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저렴한 이자율로 대출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발걸음이 점차 무거워진다. 무턱대고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올리라는 이야기만 할 수 없다.

터키의 경우, 비즈니스맨들은 유독 가격에 대해 민감하다. 이미 한국산에 대해서는 품질수준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터키처럼 유럽산과 중국, 인도산의 각축전 시장에서는 중간이 의미가 없다. 북미, EU시장에 수출경험이 있었다면 품질로 승부해도 좋다.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가격으로 승부해야 한다. 중국, 인도산에 대해 확실한 품질이 있음을 증명하고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가도 좋을 것이다.

아울러 터키는 이스탄불과 이스탄불 이외 지역으로 나뉠만큼 빈부 격차나 소득수준의 차이가 많다. 1천6백만 명의 인구를 갖춘 대도시 이스탄불은 인근 불가리아나 크로아티아 자체보다도 크다. 소득수준도 1인당 약 2만 달러 이상을 추산 한다. 참고로 터키 전체의 1인당 평균 GDP는 5년째 1만 달러에 묶여있다. 터키에 물건을 팔기 보다는 이스탄불에 팔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장기적으로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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