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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일터 당신을 위한 회사는 없다(데이비드 와일 지음, 송연수 옮김, 황소자리)=오바마 노동정책의 설계자이자 하버드대 석학 데이비드 와일의 일터 재생 프로젝트. ‘균열 일터’란 한마디로 회사가 낱낱이 쪼개진다는 말이다. 사내외 하청, 해외 하청, 소사장제, 위탁경영, 도급계약 등 오늘날 기업의 생존전략을 균열이란 맥락 아래 냉정하게 진단하고 그 속에서 점점 위태로워지는 노동환경 및 그 병폐를 개선할 구체적 처방전을 강도높게 제시한 역작이다. 오랫동안 노동문제에 천착해온 저자는 기업들이 균열전략을 택한 이유와 그 진행 양상을 전방위적으로 탐색해 나간다. 그리고 척박해지는 노동조건이 마치 유연한 현대경제의 불가피한 산물인 것처럼 호도되는 현실을 타개할 법적, 제도적, 사회적 방책들을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조목조목 제시해놓았다. 

▶고대 로마사(토머스 R. 마틴 지음, 이종인 옮김, 책과함께)=고전학 교수인 저자가 일반 교양독자를 위해 쓴 간결하면서 종합적인 고대 로마 역사서. 기원전 753년부터 기원후 565년 유스티니아누스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1300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가난하고 볼품없는 공동체가 어떻게 지중해의 최강자가 됐을까는 학자들의 오랜 탐구대상이었다. 주된 요인으로 흔히 지리적 요인을 꼽지만 저자는 공동체의 사회적ㆍ도덕적 가치를 핵심요소로 파악한다. 로마인의 운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통적 가치관, 가족 구조, 종교를 중심에 둔 것이다. 공화정 시대에 로마가 지중해 전역을 석권할 수 있었던 배경, 화려한 세계 최강의 제국이 쇠망의 길을 걸어가게 된 이유, 종교로서는 후발주자인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인될 수 있었던 까닭을 중심으로 저자는 고대 로마사를 서술해 나간다. 이 책에는 로마 제국의 판도와 쇠퇴를 보여주는 13컷의 지도와 개요를 금방 파악할 수 있는 연대표를 같이 실었다.

▶피의 꽃잎들(응구기 와 시옹오 지음, 왕은철 옮김, 민음사)=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에 오르내리는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의 문제작. 식민지배 전후의 케냐사회와 독재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로 투옥당하게 만든 작품이다. 투옥 가능성을 감수하고 써내려간 이 소설은 자본주의와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농락당하는 농민과 지식인의 처절한 삶을 기록하고 식민지배자였던 백인 세력과 야합하여 민중을 배신하고 그 위에 군림하는 기회주의자들을 고발한다. 수감된 상황에서도 그는 김지하 시인의 ‘오적’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인 ‘십자가 위의 악마’를 썼는데, 종이가 없어 화장지에다 써내려갔다고 한다. 소설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탄탄한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어 소설적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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