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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준 기자의 세종전망대] 최경환 부총리 총선 출마 시사의 파장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기재부가 술렁이는 등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예정된 수순이라는 시각 못지 않게 지금이야말로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상황으로, 흐트러지기 쉬운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 부총리는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의 질문에 “경제는 저 말고도 잘하실 분들이 많다”는 말로 총선 출마를 강력 시사했다. 그는 “야당 의원님 중에서는 제가 물러나야 경제가 잘 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 동안 총선과 관련한 언급을 꺼려왔던 것에서 벗어나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된다.정치권에서는 최 부총리가 내년 예산안의 국회 처리를 마무리한 후 12월 초~중순에 부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 부총리가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90일 전인 내년 1월14일까지 부총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은 올 12월 2일이다. 


최 부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친박의 핵심으로, 총선에서 여권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총선 출마는 이미 예견돼왔으나 이번에 출마를 강력히 시사하면서 기재부는 술렁이고 있다. 벌써부터 차관급 및 국실장들의 인사설과 관련한 소문과 추측이 난무하면서 세종청사의 공무원들은 인사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부서에서는 올해 업무를 다 처리했으며, 이제 장관 인사에 이은 후속 인사에 대비하려는, 연말 ‘파장(罷場)’ 분위기마저 벌써 감지되고 있다. 특히 내년도 세법개정안과 예산안을 확정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이후 형성된 느슨한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경제는 극도로 불안한 상태이며, 경제정책의 본부인 기재부가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우리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미약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9개월째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이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앞날을 내다보기 힘들다. 2%대 저성장 국면으로의 진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청년층 취업난은 여전히 심각하고, 노동개혁은 지난달 노사정 대타협 이후 구체적인 개혁실행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금융과 공공부문 개혁도 부진하고,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도 통과시켜야 한다. 한시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정책의 수장이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기재부가 술렁이면서 정책의 공백이 생긴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내각에 최경환만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선을 다해왔다. 그가 경제정책의 총사령탑으로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간은 향후 2개월 정도로 보인다. 이 시간이 그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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