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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공급과잉 현실화…올해 수요보다 10만가구 추가 공급
-분양ㆍ인허가, 정부 예측 주택수요보다 10만가구 더 많아
-2017년 입주때 집값 전셋값 하락 요인 될 듯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49만 가구. 올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분양하는 아파트 규모다. 정부가 판단하는 1년간 우리나라 주택 총수요는 38만5000가구 보다 10만가구 이상 초과됐다. ‘주택공급 과잉’은 더 이상 논란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이들 아파트가 입주하는 2017년 주택시장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분양된 아파트는 33만7965가구로 이미 작년 한 해 동안 분양된 물량(33만854가구) 보다 7000가구 이상 많다. 올해 남은 10~12월 분양 예정인 15만717가구를 더하면 올해 총 48만8682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중 수도권에만 27만7270가구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작년 한해 공급된 물량(12만461가구)보다 130% 더 많다. 


정부는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던 2000년대 주택수요를 전국 50만가구, 수도권 30만가구 정로로 판단했다. 빠른 가구수 분화와 수도권으로 인구가 10만~20만명씩 몰리는 것 등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2013년 말 내놓은 ‘제2차 장기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전국 주택 수요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39만가구(수도권 22만가구) 수준으로 떨어진다. 1~2인가구 증가, 임대수요 증대, 주택보급률 확대 등 여건 변화를 고려한 것이다. 소득증가율과 연간 멸실 주택 변화, 미분양주택 등을 따져 연간 5만8000가구 규모를 더 공급할 수도 덜 할 수도 있다고 봤다. 어떤 상황이라도 오차범위인 최대 45만가구 이상 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올해 주택시장은 이미 정부가 판단한 모든 변수를 넘어서 공급이 늘었다. 앞으로도 걱정이다. 지난해부터 특히 공동주택 인허가수가 급증세다. 2014년 전국 주택 인허가수는 51만5251가구(수도권 24만1889가구)로 2013년보다 17%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선 8월까지 벌써 45만2185가구(수도권 24만3248가구)로 작년 수준에 육박한다. 올 9~12월 남은 4개월 동안 추가될 인허가를 더하면 50만가구는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택시장 대세 상승기였던 2007년(55만5800가구)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땅을 사서 인허가를 받았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가 올해 예상한 공동주택 인허가는 37만4000가구 정도여서 10만가구 이상 더 인허가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분양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공급과잉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파가 대거 몰린 서울 한 아파트 단지 견본주택 현장.

인허가가 늘어나면 주택을 착공해서 분양하는 물량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허가를 받으면 짧으면 몇 개월, 길어도 1~2년 내 분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2014년 50만가구 이상, 올해는 8월까지 이미 41만가구 이상의 주택이 착공했다.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어나면 자연히 미입주 단지가 증가하고 주택가격은 하락하기 마련이다. 전세 가격도 작년부터 올해까지 분양하는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는 2017년 이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김재언 KDB대우증권 부동산세무팀장은 “2000년대말 밀어내기 분양을 한 이후 2010년초 한동안 주택시장이 과잉공급으로 몸살을 알았던 현상이 2017년 이후 다시 나타날 수 있다”며 “그 시기가 되면 전세도 많이 안정화될 수 있고, 집값도 떨어지는 곳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집 마련을 한다면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2017년을 노리는 게 좋다”고 덧붙쳤다.

반대 논리도 있다. 1~2년 주택공급이 늘어난 것만 보고 주택공급 과잉으로 결론짓기는 이르다는 주장이다. 최근 주택공급이 늘어난 건 2010~2013년 30만가구도 못될 정도로 아파트 분양이 적었던 데 따른 것이며, 내년이후 다시 물량이 줄어든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논리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주택수요는 경기동향, 가계부채 증가추이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어떤 해엔 더 몰리기도 하고 어떤 해엔 더 줄어들기도 한다”며 주택공급 과잉도 어떤 해에 더 많고, 어떤해는 크게 줄어들 수있기 때문에 장기 흐름 속에서 판단하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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