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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연비는 경차, 주행성능은 중형… 보통차이지만 그냥 보통차가 아닌 아반떼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요즘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안전과 주행성능 향상이란 3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여기에 맞는 차가 5년만에 새 모습으로 귀환한 아반떼가 아닐까 싶다. 이제 현대차의 아반떼는 ‘국민차’가 아닌 ‘차급 파괴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교통량이 적은 휴일 오전 올림픽대로 50㎞를 달렸다. 정속 주행을 위해서다. 아반떼 디젤의 복합연비는 18.4㎞/ℓ(16인치 타이어 기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를 제외한 자동변속기 모델 중 현대차에서 가장 뛰어나다. 실제 주행에선 20㎞/ℓ를 훌쩍 뛰어넘는 연비가 측정됐다. 실내외 온도가 적당한 가을 날씨 탓에 에어컨을 끄고 창문도 열지 않은 것도 있지만, 기자는 계기판에 나타난 연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양평 대명리조트에서 충북 충주 킹스데일골프클럽까지 왕복 약 140㎞ 구간에서 열린 현대차 주최의 시승회에선 좌우로 굽어지는 국도와 시원하게 뻗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적절히 섞여 있어 신형 아반떼의 주행성능을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17인치 타이어가 적용된 시승차량(프리미엄 트림)의 복합연비는 17.7㎞/ℓ. 140㎞를 시승한 뒤 확인한 연비는 20㎞/ℓ 안팎이었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하면서 차량을 거칠게 몰았던 점을 감안하면, 일상에서도 연비 주행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충분히 공인연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그토록 강조한 ‘초고장력 강판의 확대적용을 통한 차체 강성 강화’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차문을 열고 닫을 때의 느낌은 기존 아반떼와 사뭇 달랐다. 무겁다는 느낌보다 ‘단단하다’였다. 차체 곳곳을 두들겨 보니 ‘텅텅’이 아니라 뭔가 꽉 찬 ‘퉁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큰 엔진 크기에 비해 작은 차체가 얼마나 소음과 진동을 걸러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공회전시 소음과 진동은 가솔린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다.

가속페달을 꾹 밟았다. 속도가 부드럽게 올라간다. 저중속 영역의 가속성능 향상에 주안점을 뒀다는 현대차의 설명을 확인하기 위해 엔진회전수와 속도의 변화를 번갈아가면서 확인했다. RPM 게이지와 속도계가 비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2개의 클러치가 다음 단을 예측해 미리 변속을 준비하는 7단 DCT(더블클러치변속기)의 기술력이 발휘되자 엔진 회전 수의 손실을 줄이며 빠른 변속이 이뤄졌다. 높은 연비를 뽑아내기 위해 초반 가속성능을 희생한 것이 아닐까 우려됐지만, 넉넉한 토크를 확보해 빠른 응답성을 확보했다.

좌우로 굽어지고 높낮이 차이가 있는 국도 구간에서 차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했다. 속도감응식 파워 스티어링휠(MDPS)은 기존보다 다소 무거워진 느낌이지만, 전반적으로 조작에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중심을 잡기 위해 불필요한 조작이 필요하지도 않다. 원하는 만큼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원하는 만큼 차체가 움직인다.

전반적으로 강성이 높아진 차체는 앞뒤가 조화를 이루며, 무게중심이 앞에 쏠린 전륜구동 자동차의 특성상 코너링 때 차체 앞부분이 바깥쪽으로 밀리는 현상도 많이 억제됐으며 차체 뒤쪽도 쉽게 균형을 잡아준다.

과속방지턱과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 발생하는 충격을 걸러주고, 차체의 자세를 잡아주는 역할의 서스펜션도 놀랄만한 개선을 이뤄냈다. 서스펜션의 강도를 높여 노면의 상태에 따라 출렁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았다.

고속도로에선 속도계가 꾸준히 올라갔다. 7단 DCT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변속될 때마다 엔진회전수를 가리키는 바늘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시 치고 올라왔다. 신형 아반떼는 ‘보통 국민차’ 콘셉트이지만 ‘그냥 보통 국민차’는 아니다.

외관을 보면, 앞 쪽의 길이를 늘리고 전면부의 느낌을 넓고 낮게 가져가면서 언뜻 보면 조금 작은 중형차급으로 보이기도 한다. 내부는 상위 차급인 쏘나타와 제네시스의 고급스러운 실내를 축소시켜 옮겨 놓은 느낌이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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