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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국토의 0.1% 강남3구 땅값 400兆”
‘강남 40년, 초고속 성장기…’도시답사


지난 11일 오후 ‘강남 40년, 초고속 성장기 돌아보기’란 주제로 도시답사가 열렸다. 다음달 8일까지 진행되는 ‘2015 서울건축문화제’의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이날 답사는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시작해 사랑의 교회, 아크로비스타(옛 삼풍백화점 자리), 고속터미널, 신반포4차 아파트 등을 둘러보는 여정이었다.

전날 가을비가 내리면서 부쩍 쌀쌀하게 느껴진 날이었다. 답사의 출발지점인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앞에 시민 10명이 모였다. 다들 가을 외투와 스카프, 털모자로 단단히 무장을 했다. 건축사사무소 ‘오기사디자인(ogisadesign)’의 배윤경 실장이 안내자로 나섰다.

배 실장은 “강남ㆍ서초ㆍ송파 ‘강남 3구’의 면적은 전 국토의 0.1%에 불과하지만 땅값을 따지면 400조원으로 전국 최고수준”이라며 “강북 도심 기능을 분산시키기 위해 들어선 각종 거대 건축물과 아파트들이 오늘날 강남 ‘불패 신화’의 토대가 됐다”고 설명하며 답사를 열었다.

원래 남산에 있던 국립중앙도서관은 88년 지금 자리로 옮겨왔다. 80년대 후반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전해온 주요 공공기관 가운데 하나였다. 배 실장은 “강남 일대엔 70년대부터 꾸준히 아파트가 공급됐으나 기반시설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외면받기도 했다”며 “도서관, 법원, 학교 등 공공기관은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몽마르뜨공원과 사랑의 교회를 거쳐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했다. TV 뉴스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이 청사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해 86년 준공됐다. 70~80년대 강남개발의 막바지를 상징하는 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이어 발걸음을 건너편 ‘서초 아크로비스타’로 옮겼다. 2004년 준공된 주상복합아파트다. “이 자리에 삼풍백화점이 있었다”는 안내자의 설명에 답사 참가자들은 대부분 “전혀 몰랐다”며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80년대 말 들어선 삼풍백화점은 대한민국의 ‘부촌 1번지’로 성장한 강남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그것이 무너진 공간을 차지한 아크로비스타의 현재 매매가는 평균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배 실장은 “삼풍백화점 참사의 기억은 현재 이곳에서 깨끗하게 지워졌다”고 했다.

답사 마지막엔 고속버스터미널과 신반포4차 아파트 등 주변에 흩어진 아파트 단지들을 둘러봤다. 70년대 이뤄진 ‘영동 개발’의 결과물들이다. 당시 지어진 반포주공3단지, 삼호가든1ㆍ2차 아파트는 재건축을 마치고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됐다. 준공 30년을 넘긴 주변 아파트들도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배 실장은 “지형적으로 낮은 지대여서 한때 비만 오면 홍수가 나던 곳이지만 이젠 고가의 아파트촌이 됐다”며 “재건축이 하나 둘 추진되면서 강남도 2세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답사에 참가한 대학생 양진아(20) 씨는 “멀리서 보면 아파트와 고층 빌딩 일색인 강남에서 부정적인 느낌을 받곤 하는데, 오늘 여기저기를 돌아보면서 강남이란 공간 안에서 역동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고 느낌을 피력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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