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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신규 먹거리 창출에 집중하는 일본 글로벌 기업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


최근 일본 기업들이 신규 먹거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경제에 활력이 감지되기 시작하는 현 시점은 기업의 새로운 동력이 될 사업아이템을 발굴하기엔 적기다.

업계 내 입소문을 타고 있는 ‘모닝 피치’라는 스타트업 이벤트가 있다. 딜로이트토마츠와 노무라증권이 2013년부터 매주 1회 진행해 온 이 행사는 일본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사업 제휴의 장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행사에는 일본 유명 대기업, 금융기관, 벤처캐피탈 등 50여개사가 매주 참석하며, 스타트업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주고받는 등 신규 사업에 목마른 일본 기업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신규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투자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실적회복으로 일본 상장기업 전체의 수중자금은 지난해 말 105조 엔을 기록, 이는 전년도 대비 9% 증가한 규모다. ‘수중자금’이란 기업 인수 및 투자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예금 및 유가증권의 총액이다. 수중자금이 풍부한 기업은 재무 건전성이 높고, 실적 악화에 대한 저항력도 강하다. 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비상장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624억 엔의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전년 동기 575억 엔 대비 8.5%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는 상반기 투자액 중 34%가 사업 회사에 의한 것으로, 사업 법인에 의한 투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 투자 이익 확보 목적이 아닌, 신사업·기술을 신규 사업 아이템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스미토모상사는 IT와 신에너지 등 유망 기술 보유 벤처기업을 선정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투자를 통해 육성한 사업을 자사의 신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스미토모상사의 미국 투자회사 프레시디오벤처스는 정보보안, 빅데이터 관련 IT 벤처 투자 중심으로 약 150건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대기업들은 벤처기업과의 공동 사업이나 제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기도 한다. 생선 유통 스타트업인 ‘하치멘롯피’와 일본 최대 신용카드사 ‘JCB’의 음식점 생선 주문 전용 서비스 제휴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치멘롯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음식점의 생선 주문 서비스를 JCB의 영업 및 마케팅 채널을 통해 요식업 분야 가맹점에 안내, 기업 간 결제서비스(BPS)를 활용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두 기업은 이번 제휴로 서비스 확대와 업무의 효율화를 기대하고 있다.

연구기관과의 협업으로 신규 먹거리를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미쓰이물산은 올 4월 카나자와 공대와 탄소섬유 양산화를 위한 공동 개발을 시작하는 등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의 중간다리 역할로 탄소섬유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자동차 제조 관련 중소·벤처기업과 협력해 탄소섬유를 활용해 자동차 부품 신 제조법 확립을 위한 실증연구를 전개하는 등 다각적인 협업을 통해 차세대 산업을 창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일본 대기업의 신규 먹거리 창출 분위기는 한일 상생협력의 기회가 되고 있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원년을 맞아 지난 6~7일 KOTRA 주최로 도쿄에서 열린 한일경제교류대전에서 국내 유망 부품소재, 생활소비재 및 IT, 스타트업 200여개사가 일본 기업들과 1:1 상담을 진행했다. 신사업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일본 기업들의 호평이 이어졌으며, 국내 기업 역시 일본 시장에서의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수출·투자 분야 융복합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수출과 투자뿐만 아니라 공동 기술 개발, 제휴 등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검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한일 협력을 통하여 양국이 함께 승승장구하는 길, 새로운 50년을 준비할 발판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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