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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제 제출하면 끝?…“교수님 피드백 좀 해주세요”
시험 답안, 과제물 피드백 경험…36%에 그쳐
“뭐가 잘 됐는지 잘못됐는지 몰라 얻어가는 것 없어”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대학생들이 수업 중 제출한 과제물과 시험답안에 대한 담당교수의 조언 등 피드백을 받고 싶지만, 이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열심히 쥐어짠 과제물을 내도 점수만 돌아올 뿐, 무엇이 잘 됐고 잘못됐는지에 대한 조언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서울의 한 사립대 4학년생 박모(27)씨는 올 초 교양 수업 과제물로 인터넷 커뮤니티 간의 대결구도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했다. 평소 관심있던 문제여서 꽤 공을 들였지만, 점수는 B에 그쳤다.

박씨는 “내 생각 가운데 어떤 부분이 허술했는지를 듣고 싶은데 점수만 주고 끝이니 뭔가 허무하다”며 “점수가 낮다고 불만하는 것으로 비칠까봐 개인적으로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대학에서 과제물 첨삭을 받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지난달 경희대 신문 대학주보가 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교수나 강사로부터 과제물과 시험답안에 피드백을 받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36.8%에 그쳤다.

첨삭을 받아 본 학생 중 80%는 ‘학업 성취도에 피드백이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답했는데도, 그런 경험 자체가 무척 적은 것이다.

상당수 학생들은 피드백 없이 점수만 받는 수업은 “흥미가 떨어지고, 얻어가는 느낌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의 한 여대생 정모(22)씨는 “단순히 점수만 따기 위해 수업을 듣는 것은 낭비적”이라며 “뭘 개선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준다면 내 개인적 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렇게 친절하게 진행하는 수업이 거의 없다”고 했다.

‘교수와 학생이 주고 받는 게 없다’는 아쉬움은 전부터 꾸준히 있어 왔다.

실제 2006년 연세대 문과대 학생회는 ‘과제 돌려받기 운동’을 진행했다. 과제물 제출 시 ‘과제를 돌려받고 싶다’는 스티커를 부착하면, 교수나 강사가 첨삭을 해서 돌려주자는 취지였다. 이는 당시 여러 대학에 퍼져나갔지만, 분위기는 이내 시들해졌다.

과제물 피드백처럼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이 활발하려면 구조적으로 수업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사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업이 거의 백 명에 육박하는 경우 일일이 첨삭해주기가 쉽지 않다”며 “강의 당 학생수가 적정해야 교수와 학생 간의 의견교환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안은 수업을 돕는 조교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조교 지원도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문제라 현장에서 원하는 만큼 수급해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첨삭을 귀찮아하는 학우들도 있고, 형식적으로 피드백을 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 강의 초 교수와 학생 간에 이를 논의하는 분위기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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