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내집마련, 월급 한푼 안쓰고 '9.4년' 걸린다
서울서 내집마련하려면 월급 한푼도 안쓰고 9.4년 모아야 
세계적으로 집값비싼 뉴욕, 일본보다 더 걸러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올 들어 집값이 오르면서 무주택자들이 월급을 모아 집을 사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선 한 푼도 쓰지 않고 9년 반을 보아야 집 한 채를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살 주택구매력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 평균 PIR(Price to Income Ratio, 가구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5.2배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았던 2011년 12월(5.2배)과 함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집값을 5개 구간으로 쪼개 중간대(3분위) 주택가격을 5개 소득구간 중 중위소득(3분위)의 평균 연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한마디로 중간계층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2년을 모아야 중간 가격대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8월 4.7배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다. 


유엔 인간정주위원회(HABITAT)가 권하고는 적정 PIR 수준(3.0∼5.0배)을 훌쩍 넘은 것이다.

특히 서울 평균 주택 PIR은 9.4배로 2013년 6월(9.4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2년 기준 미국 뉴욕(6.2배), 일본 도쿄(7.7배), 영국 런던(7.8배) 등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것이다.

HAI(Housing Affordability Index, 주택구매력지수) 하락세도 뚜렷하다. 6월 기준 전국 HAI는 171.6으로 올 들어 가장 낮았다. 특히 서울 HAI는 99를 기록해 처음으로 100밑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중간 소득의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중위가구의 소득을 대출상환가능 소득으로 나눠 100을 곱해 구하는데 소득과 대출상환가능 소득이 같으면 100이다. 따라서 100보다 크면 중간 소득 가구가 중간 정도 가격대 주택을 무리 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 밑으로 떨어지면 소득대비 대출상환 금액이 많아지면서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KB주택구입 잠재력지수(KB-HOI)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2분기 서울 기준 43.4로 올 1분기(48.2)보다 크게 떨어졌고, 작년 동기(43.7) 보다 낮다. 이 지표는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가능한 아파트 재고량을 전체 아파트 재고량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지역 아파트 구입이 쉽다는 뜻이다. 2분기 경기도 KB-HOI는 71.8로 2013년 1분기(71.6) 이래 가장 낮고, 인천 KB-HOI는 83.7로 2012년3분기(83.0) 이래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전세난의 영향으로 올 들어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은 많이 올랐지만, 실질임금 수준 등 가계수입은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에 주택구매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계 경제가 회복이 않는다면 주택시장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